작년 대통령 선거는 그야말로 세대대결 양상을 보였다. 당초 선거 전문가들이 예측하기로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후보가 유리할 것이라 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표율은 높았지만 5060세대 이상의 몰표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권인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이 결과는 예측과 달라 많은 사회과학자들에게 충격적인 결과였다.
 

  물론 세대투표 경향은 한국에서 여러 차례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2040세대가 지지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데는 이들 세대가 적극적으로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지지활동이 중요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5060세대 이상의 지지가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되었고 2040세대는 문재인 후보에게 집중되었다. 이른바 세대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02년 이후 가시화된 세대별 몰표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놀라운 것은 이것이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란 점이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나타났다. 당시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오면서, 1960년대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민주당의 오바마가 당선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혹자는 미국을 분석하면서 인터넷 세대의 특징으로 해석한다. 미국의 2008년 선거과정을 관찰한 탭스콧(Tapscott)은 넷 세대(Net Generation)의 등장에 주목한다. 그는 넷 세대가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나서 태생적으로 디지털 친화적인 세대로서 부각되고 있으며 이들의 정치적인 지향이 민주당 지지가 강함을 지적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의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전략은 젊은 층에 소구할 수 있었고, 그 성과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세대 간의 투표쏠림이 단순히 디지털 친화적인 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한국의 정치지형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령화로 인해 세대구성에서 2030보다는 5060세대 이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는 투표장에 덜 나오는 대신, 5060세대 이상은 투표에 적극적이란 것이다. 이런 지형변화가 선거에 반영되면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변수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과 한국의 상반된 결과는 본질적으로 같은 맥락에 있다. 그것은 세대변수가 전통적인 정치과정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투표하는 경제투표, 이념적 지형에 따라 투표하는 이념투표, 그리고 출신지역에 따라 투표하는 지역투표와 함께 한국에서 중요한 독립변수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계속되는 국내외의 선거에서도 과연 세대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세대 쏠림현상이 어떻게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