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두산 이현순 부회장
중앙대 첫 CTO특강

“스펙 쌓기보다는
기본소양, 실무능력 중요해”

                ▲ 두산 이현순 부회장이 자연공학계열 학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지난 13일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재능기부 강연인 CTO(Chief Technology Officer)기술경영특강이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에서 열렸다. 중앙대에서 CTO특강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두산 이현순 부회장이 첫 강연자로 나섰다. 국내 최초로 알파엔진을 개발한 이현순 두산 부회장은 ‘최고를 향해 도전하라(Challenge to the Top)’를 주제로 엔지니어이자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나눴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에서 엔지니어로 자동차 엔진을 연구하던 이현순 부회장은 1984년에 현대자동차 故정주영 회장의 스카우트로 현대자동차에서 독자적으로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의 자동차제조 기업인 미쓰비시자동차는 현대자동차에 엔진 기술을 제공하고 상당한 액수의 로열티를 가져가고 있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구보 도미오 회장은 정주영 회장을 찾아와 이현순 부회장을 내보내면 신형 엔진 기술을 제공하거나 로열티를 50% 깎아주겠다고 제안했다. 이현순 부회장이 우수한 성능의 엔진을 개발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은 구보 회장의 제안을 거절했고 이현순 부회장은 독자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결국 미쓰비시자동차는 이현순 부회장이 개발한 엔진기술을 제공받고 현대자동차에 로열티를 지급하게 됐다. 갑과 을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다. 이는 이현순 부회장과 팀원들의 역할 덕분이었다. 


  이어 이현순 부회장은 현재 자동차 연구의 동향과 미래를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자동차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수십 개의 엔진을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순 부회장은 자신의 학부시절을 떠올리며 공부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공부한 것을 현실에서 적용하기 위해선 이론의 실질적인 의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이 취직을 목적으로 스펙 쌓기에만 목말라하는 것에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이현순 부회장은 “인재를 뽑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스펙보다 실무능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학생 때 엔지니어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자신의 분야의 전문가인 동시에 다른 전문 분야도 어우를 수 있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현순 부회장은 이공계 인재들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 40%이상이 이공계 출신일 정도로 기업에서 이공계 전공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훗날 경영을 할 때를 대비해 경영학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이다은씨(일반대학원 전자전기공학부 석사 1차)는 “인생 선배의 경험을 듣게 돼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번째 강연은 손욱 서울대 특임교수가 진행할 예정이다. 자연공학계열은 6월 12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CTO특강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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