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변화하는 주거형태

 
벽을 빼곡히 메우는 ‘원룸 풀옵션 1000/50’, 
‘하숙 구함’, ‘방 있음’ 속에서 이목을 끄는 독특한 주거형태들이  등장하고 있다
 
 
 
 
 
 
 
 
 
 
 
 
 
 
 
 
 
 
 
 
  벽면 가득 채워진 자취방 임대광고 전단지들. 벽을 빼곡히 메우는 ‘원룸 풀옵션 1000/50’, ‘하숙 구함’, ‘방 있음’ 속에서 이목을 끄는 독특한 주거형태들이 등장하고 있다. 
 
  변신을 시도하는 하숙집, 원룸형 하숙= 흑석동에서 15년 동안 하숙집을 운영하던 A씨는 몇 년 전 집을 개조하여 내부를 독립된 방으로 이루어진 형태로 바꾸었다. 원래는 평범한 형태의 주택이었지만 최근 학생들이 독립적인 공간을 선호하면서 학생들의 기호를 반영해 하숙집을 원룸형태로 개조한 것이다. 원룸형 하숙에 거주하는 김하늘씨(가명)는 “솔직히 매일 얼굴을 마주치고 부대끼며 사는 하숙생활은 불편하다”며 “원룸형 하숙은 독립성이 보장되고 끼니는 끼니대로 챙겨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조금 다른 형태의 원룸형 하숙도 존재한다. A원룸은 취사시설이 제공되는 ‘풀옵션’ 원룸이지만 원하는 학생들은 하숙식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식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옆 건물에 있는 주인집에 가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주인집이 위치한 건물은 1~3층까지 일반 원룸형태이고 주인집이 위치한 4층만 유일하게 일반주택의 구조로 되어있다. A원룸 주인은 “아무리 취사시설이 돼 있어도 바쁜 학생들은 밥을 해 먹을 시간이 없으니 4층에 와서 식사를 해결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이 원룸에서 하숙형 서비스를 희망하는 학생은 원룸 월세에 20만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주인집에 가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우리집을 빌려드립니다, 아파트형 자취방= “원룸보다 안전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여학생들이 선호해  요. 우리집에 세들어 오면 보통 2~3년씩 살다가 나가요.”
  아파트 집주인은 아파트형 자취방을 ‘원룸보다 저렴하고 안전한 방’으로 소개했다. 최근 차갑게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여파로 일반 아파트의 방을 세놓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심층기획부 취재팀이 방문한 상도동의 한 아파트는 방 4개 중 2칸을 세놓고 있었다. 43평형인 이 아파트는 총 4개의 방, 2개의 화장실로 이루어져 있는데 안방 쪽 2개의 방과 안방 안의 화장실은 주인집에서 사용하고 거실 쪽에 위치한 방 2개와 화장실은 세입자들이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서원석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는 “요즘 부동산 시장 침체와 맞물려 집의 일부를 세주고 임대수익을 올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새로 생기게 되는 뉴타운 내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투자목적을 가지고 집을 분양받아 임대사업을 하는 집주인들이 상당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기 많은 원룸, 다양한 변종들 생겨나=  중대신문이 중앙대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생 144명을 대상으로 주거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63%의 학생들이 원룸에 거주하고 있었다. 원룸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학생들의 기호를 반영한 다양한 원룸들이 생겨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원룸은 주방과 방의 구분이 없는 오픈형 원룸을 의미한다. 최근엔 원룸에 통로를 만들거나 미닫이문으로 주방과 침실을 구분하는 분리형 원룸의 숫자가 늘고 있다. 
 
  1.5룸이라는 새로운 주거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1.5룸은 주방 겸 거실과 침실로 이루어진 방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원룸보다 면적이 커 가격대가 더 나가는 편이다. 흑석동에 위치한 ‘ㅁ’공인중개사의 한 중개인은 “원룸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며 “주방과 연결되어 있는 오픈형 원룸의 경우 음식물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어 침실과 주방이 구분된 분리형 또는 1.5룸을 선호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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