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배려로 지급 방식 변경
장학금 총 예산은 그대로지만
장학금 대상자는 3배로 늘어


  안녕하세요. 주기자입니다. 개강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요즘 다들 정신이 없을텐데요. 이번주는 학내 구성원이라면 다들 궁금해할 장학금과 관련된 얘기를 자세히 해볼까 합니다. 바쁘시더라도 잠시 저의 친절한 설명을 들어주시죠.

  가계곤란장학금인 ‘중앙사랑 장학금’에 대해서 한번쯤 다 들어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등록금으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고자 교수와 1:1 면담을 하고 지급되는 장학금이죠. 그런데 지난학기에 경영경제계열에서 이 중앙사랑 장학금 지급 방식을 변경하면서 한때 중앙인 커뮤니티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죠. 중앙사랑 장학금 지급액이 발표됐을 땐 행정실에선 문의전화가 연이어 오기도 했습니다. 그럼 경영경제계열에선 왜 이 중앙사랑 장학금 지급 방식을 변경한걸까요?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우선 이 장학금의 연혁을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예산과 관련된 사안은 꼭 시간적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중앙사랑 장학금은 2009년 1학기 첫 시행됐습니다. 이때는 학생지원처에서 신청자의 형편과 성적을 고려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학생들은 가계곤란을 ‘증명’하기 위해 건강보험료와 경제상황증빙서류, 혹은 파산 판결문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교수와 친한 학생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이라면 이런 서류를 제출하는 게 편하지만은 않았을 겁니다.

  그러다 본분교가 통합돼 중앙사랑 장학금 예산 지급을 각 계열에서 관리하게 됩니다. 학생지원처가 관리하던 장학금이 계열 혹은 학과가 관리하는 장학금이 된 것이죠.

  2012년엔 국가장학금이 시행되기 시작하자 중앙사랑 장학금이 또 바뀌게 됩니다.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생들의 소득분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거죠. 지도교수나 계열에 가계곤란 증빙서류를 일일이 보여주지 않아도 학생들의 소득분위가 파악되는 것이죠.

  그럼 이제 경영경제계열이 중앙사랑 장학금을 바꾼 이유를 설명하게 될 때가 왔네요. 우선 소득분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교수와의 면담을 꼭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이 논의됐습니다. 사실 이 의견은 어느 직원이나 교수의 귀찮음 때문에 생긴 게 아닙니다. 순수하게 학생을 배려한 것이죠. 장학금 신청 기간이 기말고사 기간인데 학생들이 교수와 면담을 해야 하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죠. 안성캠의 경우 교수들이 안성캠에 보통 이틀만 있어서 학생들이 면담 약속을 잡는 게 더욱 어려운 상황이고요. 한 학과당 인원이 100명이 넘어 교수와 피상적 관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의견이 나오게 된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지난학기부터 경영경제계열은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학생이면 자동적으로 중앙사랑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게 된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정말 박수칠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영경제계열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인원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매년 몇 명의 학생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왔는지 파악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3배가량 증가한 학생들에게 분배하자니 경영경제계열의 고민이 시작된 겁니다. 결국 소득분위가 가장 낮은 0분위, 즉 기초생활수급자도 60만원을 받고 나머지 소득분위도 안성캠의 경우 20~30만원, 서울캠의 경우 10~30만원을 차등적으로 지급받게 됐습니다. 장학금이라 하기엔 적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이죠. 

  본부에 따르면 앞으로 가계곤란 장학금 비중을 계속 늘리겠다는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학금 지급을 꼭 필요한 몇 명의 학생에게만 지급할 것인지, 아니면 여러명의 학생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5계열 모두 한번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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