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주거가격은 적절한가

주거비용이 비싸다고
공감하는 학생 63%

 

  “솔직히 부모님의 도움 없이 집값을 부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르바이트를 아무리 해도 어림없다.”

  중대신문은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14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거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수의 학생들이 학교 근처의 높은 방값에 대한 부담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주거문제와 관련하여 고민했던 적이 있다’고 답한 학생들은 82%에 달했다. 주거문제와 관련된 가장 주된 고민을 ‘가격과 관련된 고민’으로 응답한 학생은 51%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현재 지출하고 있는 주거비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냐’는 문항에 ‘비싼 편이다’가 49%, ‘매우 비싸다’가 14%로 과반수의 학생이 주거비용이 비싸다고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주거비용 때문에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에 내몰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말 자취를 시작한 김모씨는 처음 두 달은 지방으로 내려간 선배의 집에서 월세만 내고 살다가 이후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로 30만원을 주고 따로 방을 구했다. 그는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과외 알선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과목당 30만원을 받았고 한 번에 3명까지 맡아 일하기도 했다. 과외 이외에도 재택아르바이트를 하며 한 달에 80만원 가량을 벌었지만 주거비용을 내고 나면 모자란 생활비에 시달려야 했다. 가스비만으로도 한 달에 7~8만원이 청구됐다. 그는 “월세 30만원과 각종 공과금을 내면 40만원이고 식비는 최저로 잡아도 한 달에 20만원은 들어간다”며 “그야말로 숨만 쉬어도 다달이 60만원은 깨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현재 별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한 그는 경제적인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부모님께 40만원을 빌린 상태다.  

  한편 많은 학생들은 학교 주변 자취방들이 시설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고 있다. 향후 주거지를 바꿀 계획이 있다고 답한 학생 중 ‘가격이 적절하지 않아서’를 이유로 꼽은 학생들은 38%로 가장 높았으며 ‘시설이 너무 열악해서’를 꼽은 학생들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 비해 턱없이 비싼 흑석동 집값은 거리가 먼 지역으로 거취를 옮기는 자취생마저 양산하고 있다. 안준혁씨(사회학과 2)는 얼마 전 정문 근처에서 학교 외곽으로 거취를 옮겼다. 그는 정문 쪽에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을 주고 세탁기, 냉장고, 냉난방 시설 등이 갖춰진 일명 ‘풀옵션’의 넓은 방을 구했지만 3일 후 다시 짐을 싸야 했다. 풀옵션의 방이었지만 막상 살다 보니 시설이 열악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3일간 그곳에서 살다가 주위의 다른 풀옵션 원룸을 알아봤지만 적당한 가격과 시설의 방은 없었다. 마음에 드는 방을 찾던 그는 상도동 외곽까지로 밀려났다. 그는 “정문 근처는 외곽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슷해도 신축건물이 적은 데다 시설도 더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또한 보증금을 적게 받고 월세를 많이 받으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학교 근처와 달리 외곽 지역은 보증금을 조절하고 월세를 적게 내기가 수월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걸어서 통학이 불가능한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게 됐다. 

  현재 신림동의 한 원룸에 살고 있는 신모씨 역시 그간 1년 넘게 흑석동에서 자취를 해왔지만 의식주도 마음 편히 해결하기 힘든 시설과 비싼 방값을 감당하기 힘들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 그가 살았던 집엔 냉장고와 에어컨이 없었지만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로 30만원을 내야 했다. 그는 “솔직히 옵션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방 치고는 가격이 비싼 것 같다”며 “흑석동에서 신림동으로 이사했는데 같은 가격에 옵션 좋은 방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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