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났을 때 진실은 많은 오해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이 때 블랙박스는 그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숨겨진 진실 상자인 것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새 학기만 되면 검증되지 않은 수강신청 요령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수강신청 X파일’을 밝히기 위해 IT개발팀의 김석만 계장을 만나봤다. 지금 그 블랙박스를 연다.


  김석만 계장이 일하고 있는 전산정보센터의 IT개발팀은 전산시스템을 운영하며 정보서비스를 개발한다. 베테랑인 그에게도 수많은 업무 중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수강신청’이다. 그는 2년째 학생들이 원활하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한 학기를 좌우하는 업무인 만큼 일 분 일 초가 긴장의 연속이다.

  대망의 수강신청 당일. 20여 명의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들의 첫 업무는 오전 8시에 시스템을 미리 점검하는 것이다. 오전 10시가 되자, 직원들은 잔뜩 긴장한 채 모니터를 들여다본다. 수천 명이 동시에 접속하기에 서버 과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석만 계장을 포함한 수강신청 담당 팀원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서버 수용인원을 조절하고 대기 인원을 띄운다. 동시에 초조한 눈으로 중앙인에 올라왔을지 모르는 민원 사항도 체크한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사건, 사고를 대비하는 것이다.

   흔히‘수강신청 팁’이라고 전해지는 요령을 따른다면 수강신청을 ‘올킬’할 수 있을까? 김석만 계장에게서 ‘수강신청 X파일’의 진실을 들어봤다. 첫째, ‘학교와 가까울수록 신청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이다. 같은 조건일 경우에는 학교와 가까울수록 빠르지만, 컴퓨터성능, 네트워크 상태 등 모든 조건이 같을 수 없다. 둘째, ‘중앙대 서버시간과 한국 표준시간 중 수강신청의 시계가 되는 것은 중앙대 서버시간이다’는 말은 거짓이다. 중앙대 서버시간이라고 보여지는 시간은 웹서버 상의 시간일 뿐이다. 실제 기준이 되는 서버는 DB서버이며, 이는 한국 표준시간에 시간을 맞추기 때문에 표준시간을 보는 게 정확하다. 셋째,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 크롬이 더 빠르다’는 말은 진실이다. 브라우저를 불러오는 속도가 크롬이 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즉 수강신청은 거의 복불복인 셈이다.

  수강신청에는 으레 뒷말이 나오곤 한다. 그러나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힘들게 지켜내는 김석만 계장은 서운함을 느끼곤 한다. 그는 “사람이다 보니 실수하는 부분이 종종 있다. 물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의가 아닌 경우가 많으니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학생, 직원, 교수가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를 늘 꿈꾼다. “학생과 교수, 이 두 개로는 버티기 힘들지 않을까요? 교직원이 그 사이에서 튼튼한 지지대가 될 수 있어요.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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