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술자리에서도 친절하자’는 나름의 인생 철칙을 가진 친절한 조동욱 기자입니다. 이번에 새로 총장으로 선출된 이용구 교수에 관한 기사, 다들 보셨을 겁니다. 아, 지금부터는 이용구 총장님으로 부르겠습니다. 사실 중앙대에서 학내 사안에 가장 관심이 많다고 자부할 수 있는 저조차도 언제, 어떻게 이용구 교수(응용통계학과)가 총장님으로 선출됐는지 잘 몰랐습니다. 방학동안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던 탓인지, 아니면 학교 측에서 선출 과정에 대한 자세한 공지가 없었기 때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 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학동안 부모님의 등골을 빼먹으며 지낸 제 자신을 탓하면서 이용구 총장님의 선출 과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중앙대에서 신임 총장은 재단의 임명을 통해 선출됩니다. 재단에서 후보 선출부터 총장 임명까지 모두 관리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 신임 총장을 직접 임명하는 방법은 학교 정책을 가장 자세하게 알고 있는 사람을 총장으로 임명하기 때문에 학교의 운영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총장 선거가 진행되기 전 교수들의 줄서기나 정치세력화 또한 막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박기석 전략기획팀장은 “재단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방법은 학교 발전계획 등 학교 장기정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총장으로 선출되기 때문에 학교 발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교수들의 파벌화 또한 막을 수 있기 때문에 두산 재단 영입된 이후부터 이 방법을 통해 총장을 선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재단에서 직접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 이외에 총장을 선출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습니다. 교수들이 총장 선거에 직접 출마해 선거 운동을 벌이고 학내 구성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방식입니다. 
또한 이와 비슷하게 후보추천회를 통해 후보를 추린 후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현재 고려대는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고려대의 후보추천위원회에선 교수, 동문회, 법인, 교직원, 학생 등 총 30여명의 대표자들이 투표를 통해 후보를 가려냅니다. 이를 통해 선출된 후보들 중 한 명을 이사회에서 선발해 총장으로 임명하게 되는 것이죠. 완벽하진 않지만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의 의견이 총장 선출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서울대도 비슷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서울대에선 이 방식도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며 반대하는 여론이 있다고 하네요. 
 
  중앙대도 새로운 재단을 맞이하기 전까진 후보추천회를 통해 임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재단이 총장 후보군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면 각각의 총장 후보들의 권력이 막강해졌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교수들은 각자 지지하는 총장 후보들에게 줄을 서게 되고 연구나 강의보단 학내 정치에 힘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대는 재단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현재 중앙대가 채택하고 있는 총장 선출방식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교수협의회에서는 지난 1월 18일 총장 선출에 관한 입장문을 통해 “대학 구성원의 대표인 총장을 재단에서 단독으로 임명하는 것은 총장의 대표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학 구성원의 협력과 지지를 위해서라도 재단과 학교 구성원이 협의를 거쳐 총장을 선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송수영 교수협의회장(경영학부 교수) 또한 “총장을 재단에서 임명하게 되면 총장이 재단의 눈치를 살피게 될 수도 있다”며 “가장 적합한 총장 선출 제도를 교수협의회에서도 논의 중이지만 재단과 학교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역시 어디든 다양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엔 한계가 있나봅니다. 대학 내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 짧지만 최대한 열심히 설명했다고 생각하는데 독자 여러분의 입맛에 맞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럼 저는 여기서 이만.(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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