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에 합격한 입학예정자가 ‘입학생’이 되기 위해선 등록기간 동안(올해 기준: 2월 5일~21일)에 입학금 98만원과 등록금을 최소 하루에서 최대 이틀 안에 전액 내야 한다. 정치국제학과에 입학 예정인 한 학생은 “올해엔 언니, 동생과 함께 3남매가 전부 대학생이 되는데, 집안에서 등록금으로 큰 부담을 느낀다”며 “부모님께선 등록금이 더 싼 국립대 입학을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마다 이 학생과 비슷한 처지의 신입생들이 있지만, 신입생들은 중앙대 제도를 통해 재학생처럼 등록금 부담을 덜 방법이 입학 성적장학금 외엔 없다. 재학생들은 2007년도부터 등록금을 분할해 내거나 추가등록기간에 등록금을 지불, 신용 카드로 등록금을 결제할 수도 있다. 등록금을 나눠 내면 3월 5일부터 5월 10일까지 3차례에 걸쳐 정해진 기간에 등록금을 낼 수 있으며 매학기 약 1,000명이 신청해 500~600명이 실질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신입생이 이런 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는 ‘특정 시기에 등록금 전액을 납부’해야만 입학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행정 처리되기 때문이다. 만약 한 학생이 입학금 일부만 내고 학기가 시작되고 입학을 취소하면 추가합격할 수 있던 다른 학생이 입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입학을 취소한 학생에게 등록금을 반환하면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도 든다. 재무회계팀 측은 재학생 분할납부 신청자 중 실질 이용자는 절반 이하여서 그에 따른 전산처리로 이미 업무과다가 있는데 입학하지 않을 수 있는 인원도 관리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설명 했다. 이광석 재무회계팀장은 “신입생들에겐 안타깝지만 재정적 재원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부담”이라고 답했다.

  중대신문은 등록금을 낸 ‘입학생’ 23명에게 등록기간에 등록금 전액을 내야 하고 분할납부를 이용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질문했다. 응답자의 14명은 ‘등록금 납부로 가정에서 부담을 느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고 8명은 “그렇지 않다”로, 1명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신입생은 ‘등록기간에 등록금 전액을 내야만 하는 점’에 대해선 16명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3명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4명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분할납부가 신입생에게 적용됐다면 18명이 “이용할 의사가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등록금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고 응답한 8명 중에 7명도 “신입생에게 분할납부나 추가등록기간이 마련됐다면 이용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분할납부를 이용할 의사가 없지만 신입생을 위한 분할납부가 필요하다고 말한 응답자도 있었다. 경제학부에 입학 예정인 신소영씨는 “이용을 안했을 것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신입생도 분할납부가 가능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계획 및 부동산학과에 입학예정인 황다빈씨는 “이용할 의사는 잘 모르지만 신입생들에게도 제도가 적용된다면 부담도 줄어들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입생은 등록기간에 전액을 내야 하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어도 특정 신청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역사학과에 입학예정인 박세라씨는 “학교 입장에서는 물론 그렇게 하는 게 좋겠지만 기간내에 준비하기 힘든 명백한 이유가 있는 사람에 한해서는 기간을 조금 늘려주는 방안도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응답자 23명 가운데 4명은 “분할납부의 제도가 바뀌거나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입생들을 위해 분할납부로 등록금을 받고 있는 대학으로 동주대와 충남대가 있다. 동주대의 경우 신입생과 재학생에게 4개월 동안 자율적으로 3회에 걸쳐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가계소득에 따른 제한이 없으며 카드 결제와 추가등록 기간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주대 경리과 김정미씨는 “신입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한다”고 “수시입학생 비율이 높아서 본부에서 행정적·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석 팀장은 “중앙대와 일방적으로 비교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며 수도권 대학 가운데 신입생에게 분할납부하는 대학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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