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영상의학회’. 그곳에서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사람이 있었다.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한 참가자였던 허준영씨다. 졸업과 동시에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또 다른 시작을 꿈꾸고 있는 그를 만났다.

-졸업을 했다. 지난 대학생활을 되돌아보자면.

  “의학공부가 정말 길고 어려웠다. 보통 예과 2년 본과 4년 해서 총 6년이다. 나는 1년을 휴학해서 7년이었다. 예과 2년은 그래도 조금 여유롭지만 본과 때는 놀지도 못하고 심지어 방학도 거의 없었다. 국가고시 공부도 해야 하고 본과 4년 동안은 시험을 본 기억밖에 없을 정도로 공부양이 정말 많았다. 수능이랑은 상대가 안 된다.(웃음) 특히 본과 1년에 하게 되는 해부수업도 시험이랑 연관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체를 붙들고 공부하느라 지금은 시체를 봐도 아무 느낌이 없을 정도다.”

-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뭔가.

  “작년에 유럽에서 열리는 방사선의학회 중 하나인 유럽영상의학회에 직접 참여해 발표를 한 것이다. 처음에 이곳에서 6개의 주제를 제시했고 그 중 하나의 주제를 선택해 프레젠테이션 초록을 제출하면 됐다. 각국에서 제출된 200여개의 초록 중 20개가 최종 선발됐는데 그 중 운 좋게도 내가 포함됐다.(웃음) 발표 주제는 ‘Nanobots, The Future Medicine Within’였다. 쉽게 말해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나노 로봇을 이용해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다.” 

-발표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내가 약간 완벽을 추구하는 편이다. 우선 영상의학교수님들께 많은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PPT를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을 쏟았다. 프레젠테이션과 스피치 기법을 다룬 스티브잡스와 오바마의 책도 찾아서 보고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 그 결과 유럽영상의학회에서 내가 만든 PPT를 표본으로 쓰기로 했다.(웃음) 발표 당시에는 PPT를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고 그 내용을 다 외워서 발표했다. 그리고 발표를 위해 일주일 동안 비엔나에 있으면서 비슷한 나이 또래의 각국의 친구들과 토론도 하고 의학적 교류도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유럽영상의학회 참가 후 주변 반응은 어땠나.

  “우선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셨고 자랑스러워하셨다. 동기들도 많이 축하해주고 교수님들도 좋아하셔서 한동안 병원에서 내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웃음) 덕분에 중앙대병원장님과 총장님도 뵙고 ‘파워중앙인’이라는 게시판에 인터뷰가 실리기도 했다. 그리고 영광스럽게도 졸업식에서 공로상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왼쪽 눈이 좋이 않아 병원에 다녔다. 그 때 의사선생님을 보면서 환자를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진짜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의료사각지대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국제학회나 국제적인 연구에 참여해 세계적으로 의술을 펼치고 싶다. 또한 남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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