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보내는 이들은 비단 학생뿐만이 아니다. 오는 2월 정년퇴임을 앞둔 교수님은 여덟 분. 중대신문은 퇴직교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한 노영기 교수(경제학부), 안국신 교수(경제학부), 이상재 교수(의학부), 이상화 교수(영어학과), 전정환 교수(물리학과)를 제외한 세명의 인터뷰를 지면에 실었다.
 

 

“틈틈이 읽는 책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큰 자산이 될 겁니다”

  “교학상장이라는 말이 있어요. 스승과 학생이 서로 배우며 발전한다는 뜻이죠.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그 때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박두병 교수(의학부)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 학기를 끝으로 28년간의 교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박두병 교수는 정신의학 전공 교수로서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와 정신분열병, 수면장애 등을 연구했다. 그는 바쁜 의사생활 중에서도 환자와의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신의학 의사답게 학생들과도 정신적 교감을 하고자 노력했다.


  그가 정신의학을 자신의 길로 삼은 것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건강한 정신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본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건강한 정신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박두병 교수는 단연 독서를 꼽았다. 독서는 정신적 풍요로움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박두병 교수는 “의대생들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며 제자들에게 의학 외의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권해왔다. 또한 그는 “편협한 지식수준에서 벗어나야 질 좋은 삶을 영유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아이디어의 보고’인 독서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가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조금 특별하다. 독서가 노년기에 맞이할 제2의 인생을 설계할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세로 많은 사람들은 은퇴 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따라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자양분은 독서를 통한 지식의 축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두병 교수가 “60대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데 독서는 이때를 위한 폭넓은 지식을 갖게 해준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생각의 일환이다. 


  박두병 교수 역시 전공 분야인 의학 외에도 중국 고전, 현대시 등 인문학 서적을 가까이하고 있다. 요즘에는 윤동주, 김소월 등의 한국 현대 시인들의 시를 읽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그도 예전에는 편협한 독서를 했노라고 고백했다. “오히려 교수생활을 하면서 바쁘게 살다 보니 자투리 시간에라도 독서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두병 교수는 교수와 의사라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직책을 맡아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지난 2년간 중앙대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는 보건관리소장을 역임했다. 그는 대학생들의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건강을 망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만 가져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현대인의 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생각아래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음, 폭식을 하지 않고 금연, 운동을 하는 등 기본적인 수칙들만 잘 지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충고했다. 


  박두병 교수가 중앙대 학생들에게 바라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는 안정되고 건강한 사회일수록 구성원들이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건강한 사회와 구성원들의 정신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건강한 사회의 건설은 지식인의 책무”라며 중앙대 학생들이 건강한 사회를 건설할 실천하는 지성인이 되어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박두병 교수에게 퇴임 후의 계획을 묻자 그는 털털하게 웃으며 아직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취미도 갖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며 퇴임 후 생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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