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대학에 내일이 없다.행정체계나 학문전략을 봐도 대학의 미래는 불투명할 뿐
이다. 장단기 발전계획은 있지만 지나친 의사결정구조의 다원화 등의 문제로
인해 본부의 추진력이 떨어져 그 시행은 요원하기만 하다.지금 중앙대는 학
문전략 없는 대학경영으로 혼란을 향해 치닫고만 있다. 이제라도 본부는 비
젼있는 학문전략을 토대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이에 기획특집 `대학의 미래를 진단한다:(2)학문전략과 학제개
편'에서는 중앙대 행정의 학문적 역량을 점검하고 나아갈 바를 제시해 본다.
<편집자 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학과신설, 대학 학문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기존학과와의 학문전 연계부족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학문전략'이라는 개념은 풀이하는 사람에 따라 그 뜻이 달리 해석되기도 한
다. 어떤 이는 대학의 특성화를 전제로 어떤 계열의 학문을 육성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다른 이는 투자의 측면을 강조해 연구비 지원을 언급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략'이라는 개념을 비추어 보았을 때, 학문전략이란
학제개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대학행정에서의 학문적 비젼이라는 것이 대
다수의 공통된 의견이다.

학문적 혜안이라는 맥락에서 이뤄진 학과개편은 예술대 연극영화학과의 분리
를 통해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연극학과와 영화학과의 분리는 연극과 영화의
변별성을 인식하고 영상미디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발빠른 적응이었다는 평
가가 지배적이다.이충직 교수(예술대 영화학과)의 경우 재작년 12월 교수협의
회가 개최한 `특성화 방안에 대한 자유토론회'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학부와
같은 방안은 특성화 전략에 선점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혀 큰 호응을
얻은 적도 있었다.

이러한 발전방안이 제기될 수 있던 배경에는 먼저 시행된 연극학과와 영화학과
의 분리로 인해 영화학을 개별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영화와 멀티미디어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모색도 수월했다는 지적이다.영화학
과의 예가 학문전략을 배경으로 가능했다는 평가에 비해 여태껏 이뤄진 중앙대
여타 학문분야의 개편이 이러한 전략적인 차원에 의해 이뤄졌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남는다. 뚜렷한 방향 설정과 그에 걸맞는 행정추진 없이 기존
학과에대한 개편은 등한시한 채 학과 증설만을 반복해왔다는 견해이다.

가장 가까운 보기가 되는 이번 야간학과 신설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점이 지적
돼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 중에서도 등록금 불리기 의혹과 일부 교수들의 `나눠
먹기식' 개편이라는 비난이 제기되는데, 특히 이 부분은 일부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입장과 본부측의 의견이 서로 엇갈려 입장차이가 현저하다.

정원을 늘려 등록금 수입을 올리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의혹
에 대해 정재국 기획실장(자연대 물리학과)은 "학과 창설시 등록금 수입보다는
오히려교육투자로 인한 지출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예산 수입
을 목적으로 학과를 창설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학과 창설시
"이는 해당 단과대학에서 학문적인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쳐 올라온 안건을 다
시 기획실에서 재심의한 것"이라며 교수들의 이해관계에 얽힌 학과증설도 아
니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록금 수입에 비해 투자가 적은 인문사회계열만 학과를
증설한 사실은 표면상 수입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의심의
여지를 남긴다. 또한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는 문과대 일부 교수들은 여전히
"민속학과 등의 창설은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 교수의 이해관계에 얽힌 학과신설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보이기
도 했다.

결국 야간학과 신설의 경우 학문전략의 바탕위에 학제간 상호교류를 목적으
로 이뤄진 것이라기 보다는 뚜렷한 방향성과 원칙 없는 `우후죽순'격의 체중
불리기에 지나지 않았다는 중론이 모아진다. 이번 야간학과 뿐 아니라 최근
10년간 학제개편 움직임을 보더라도 정원증원에 초점이 맞춰져, 대학경영이
`고비용 저효율'로 곤두박질하는 단면을 보여준다.특히 중앙대와 같이 지나치
게 복잡한 의사결정구조에서는 비효율적인 행정운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본부가 추진력을 잃고 학제개편에 뜸을
들이는 것도 이러한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재국 기획실장이 언급한 단과대, 학과 중심의 학문전략 수립
은 설득력을 가진다. 대학경영의 측면에서 단과대중심의 분권화가 행정체계는
물론 학문체계에 있어서도 크게 훨씬 효율적이란 전망이다. 또한 본부는 단과
대의 발전정도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채점자와 이러한 평가과정을 통해 차등적
인 지원을 하는 후원자적 육성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과대 자생적인 움직임으로 자체 수립한 학문전략이 가능해지면 본부의 일괄
적인 학제개편보다 학문적인 전문성이나 타학제와의 상호교류를 통한 발전에
대한 의지도 클 것으로 전망돼 학문전략의 질적인 면에서도 큰 기여를 할 것으
로 예상된다.

현재 일부에서는 학장이나 학과장에게 행정업무나 학문전략에 관계된 학제개
편 문제에 대해 전결권을 주는 방향도 바람직할 것이란 주장도 조심스레 전개
되고 있다. 단과대학이 주체가 되는 행정개편.학문전략에 조금씩 대다수 중론
이 반영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학문전략이 수립될 경우 학문적
전문성이 보장돼 다른 학제와의 상호 교류에 대한 모색도 수월해져 학제간 연
계성도 높아지리란 전망이다.

<김성윤 기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