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안녕하신지요. 지난주 칼럼에선 본부와 학생들이 친절함에 인색하다며 꼬집었는데요. 이번엔 몸소 친절함을 보여주려 당당하게 키보드를 잡았습니다.
 
  중대신문은 올해로 18번째를 맞은 중앙인 의식조사를 통해 양캠 학생들의 뇌구조를 살펴봤습니다. 조사가 끝나고 분석을 해보니 재밌는 결과가 나타났는데요. 서울캠 학생들과 안성캠 학생들이 몇몇 주제에서 확연한 뇌구조 차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제가 오늘 친절하게 설명해드릴 부분은 바로 안성캠 학생들의 뇌구조입니다.
 
  안성캠 학생들은 먼저 법인과 대학본부의 만족도에서 차이를 드러냈습니다. 서울캠 학생들의 경우 법인과 대학본부에 대한 만족도로 각각 0.81점과 0.54점을 매겼는데요. 하지만 안성캠 학생들은 법인에 대해 -0.29점, 대학본부에 대해선 -0.51점의 만족도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캠에 비하면 굉장히 박한 점수죠. 그렇다면 안성캠 학생들의 마음 씀씀이가 너그럽지 못해서일까요? 분명히 아닐 겁니다.
 
  그간 안성캠엔 이른바 ‘안성캠 홀대론’이라는 소문 아닌 소문이 돌곤 했습니다. 강형기씨(도시계획 및 부동산학과 3)는 “친구들끼리 안성캠 내 시설에 관한 불만을 이야기하곤 한다”며 “특히 강의실 등 시설적인 면에서 서울캠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여론에 힘입었는지 얼마 전 진행된 안성캠 총학생회 선거에선 이 부분을 공약으로 내세운 선본도 있었습니다. 기호 2번 ‘우리’ 선본은 ‘안성캠 재정 독립’을 내세워 서울캠과의 투자 간극을 좁히고 안성캠에 독자적인 투자를 이뤄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캠퍼스 이전과 관련해선 갸우뚱한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안성캠 학생들은 캠퍼스 이전에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캠퍼스 신설 정책에 관해선 낮은 만족도를 보였는데요. 가곤 싶은데 가긴 싫고, 안성캠 학생들의 마음을 잘 모르시겠다고요? 여기엔 숨겨진 의미가 존재합니다. 캠퍼스 이전에 찬성을 보인 안성캠의 많은 학생들은 현재보다 괜찮은 ‘어딘가’를 찾고 있다는 겁니다. 그 어딘가는 안성보다 나을테니 자신이 속한 학과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는 것에 두 손 들고 환영하는 거죠.
 
  그러면 캠퍼스 신설 정책엔 왜 만족을 못하냐고요? 이는 캠퍼스 신설과 관련한 정책이 수년째 이야기가 나오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지만 안성캠 학생들에게 미적지근하게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캠퍼스 신설과 관련한 본부의 정책들이 이들의 눈에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는 거죠. 본부는 신캠퍼스 건립 이후의 안성캠의 향방에 대해 별다른 반응도 없었습니다. 안성캠 학생들의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본부는 너무도 야박했던 것이죠.
 
  안성캠 학생들은 등록금 협상에도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총학생회의 역점사업에 ‘등록금 협상’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는데요. 안성캠엔 중앙대의 자랑인 예술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의 수업료와 각종 재료비로 인해 예술대의 등록금은 중앙대 내에서도 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액의 등록금이 굉장히 부담되는 거죠. 등록금 관련한 문항에서도 예술대 학생들의 97%가 ‘비싸다’고 답한 것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는 조금 이해가시죠?
 
  이제 안성캠 학생들의 뇌구조가 조금이나마 쉽게 이해됐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캠과 75km, 버스론 1시간 30분. 가깝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까지 멀어질 필욘 없겠죠? 문득 지난주에 썼던 칼럼이 생각납니다. 오고가는 친절한 설명 속에 구성원 간 조화는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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