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친절한 기자들을 보면서 도입부가 재미없다고 욕하다 “어디 네가 한번 써봐라”하는 통에 억지로 ‘친절하게’ 된 진민섭 기자입니다. 이왕 맡은 김에 최대한 친절해져 보렵니다. 이번엔 특별히 학생들이 아닌, 총학생회만을 위한 친절한 기자입니다.


총학생회장님, 12월 1일부터 공식 임기가 시작된다고 하니 이제 이렇게 불러도 되겠죠? 무려 73.49%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당선의 기쁨은 뒤로하시고 바로 일을 시작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거든요. 우선 학생총회 날짜를 잡겠다는 약속부터 지키셔야 할 것 같습니다. 경영경제관 착공예정인 5월 전에는 잡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천 명 단위가 모일 수 있는 곳은 대운동장이 유일하기 때문이죠.


총학생회장님! 복지공약엔 자신이 있어 보이시니, 수업권·등록금문제에 대해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수업권은 등록금 인하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씀하셨죠? 수업권을 보장하는 것도 앞서 말씀드린 학생총회와 같은 학생들의 의견을 얼마나 모으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조숙희 교양학부대학장(영어영문학과 교수)은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제시하면 새로 개설할 의향은 충분히 있다”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덧붙이자면, 교양수업은 예산을 일정액 정해두고 예산에 맞춰 강의를 개설하는 방법이 아니라 수요에 맞춰 예산을 조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니, 최대한의 수요를 전달해 예산 자체를 늘리는 게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장 다음 학기부터 가시적인 변화를 내기는 어려우실 겁니다. 이미 2013년의 강의 개설 계획서가 나온 상태니까요. 하지만 그다음 학기부터의 변화를 위해서 발에 땀이 나게 뛰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총학생회장님~! 수업권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날로 높아져 가는 등록금에 허리 휘는 우리 부모님의 시름을 외면하지는 않으시겠죠? 우선 등록금심의위원회라는 기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의견을 말할 기회는 충분히 열려있다는 건 알고 계셨죠? 하지만 등심위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다는 걸 명심해주세요. 등심위 협상 테이블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멀뚱히 앉아있다면 소용이 없을 테니까요.


물론 경영학부에 재학 중이신 부총학생회장님을 못 믿겠다는 건 아닙니다만, 등록금 협상에서 전문적인 회계지식은 부족할 수밖에 없으실 거에요. 그럴 땐 등록금심의위원에 포함되어있는 외부 회계전문가를 적극 이용하세요. 본부 측과도 학생 측과도 관련없는 ‘객관적’ 전문가로만 선정된다고 하니 모르는 부분은 최대한 물어보실 수 있을 겁니다. 또한 등심위에 함께 포함된 안성캠, 대학원 총학생회장과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세 단위 총학생회장들의 입장이 서로 갈린다면 아무래도 본부와 협상에서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들겠죠. 안성캠이 비대위로 가게 된 현재, 남은 둘이라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본부에게 얼마나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느냐’라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지금까지 공약에선 여러 문제들에 대해 본부에게 ‘전달’ 혹은 ‘대화’를 하신다고만 말씀하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부와 학생 사이에는 권력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권력관계에 가려져 대화가 힘든 경우엔 ‘투쟁’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기억하세요, 26.51%는 이번 선거에서 ‘좋아요’를 외치지 않았습니다. 1년 후엔 14,000명의 학우들이 모두 ‘좋아요’를 외치게 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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