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들은 어떤 책을 얼마나 많이 읽을까. 최근 3년간 대출빈도와 베스트셀러 순위를 분석해본 결과 올해 들어 대출 빈도는 낮아졌고, 베스트셀러 순위는 판타지 소설이 3년 연속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2010학년도 전체 대출 권수는 약 48만 권이고, 2011년 역시 이와 비슷한 48만여 권이다. 그러나 2012년 3월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전체 대출 권수는 약 35만 권으로 지난 2년과 비교하여 약 13만 권이 더 적다. 다음 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2월까지 2012년 대출 횟수로 집계되기 때문에 전년도와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남은 기간 중 대부분이 겨울 방학인 것을 고려할 때 대출 횟수가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이를 두고 중앙인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고 확정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게 중앙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서울캠 중앙도서관 김진경 주임은 “지난 7월부터 약 2달간 도서관 시스템이 전면 개편되면서 한동안 신규 도서 신청을 받지 않았다”며 “신규 도서 신청을 받지 않았던 것이 대출빈도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점가에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같은 자기계발 서적이 유난히 인기를 끈 한해였음에도 대 학가의 최다대출 순위는 판타지 소설이 여전히 강세였다. 올해 서울캠, 안성캠의 최다대출 상위 10순위를 살펴보면 대부분 만화책, 판타지 소설이었다. 서울캠에선 판타지 소설인 『달빛 조각사』가 1위를 차지했고 역사소설인 『고구려』와 『로마인 이야기』가 나란히 그 뒤를 이었다. 안성캠은 만화책인 『심야식당』과 『식객』이 1,2위를 선점했고 판타지 소설인 『1Q84』가 3위였다. 서울캠에서 3위를 차지한 『로마인 이야기』와 안성캠 2위인 만화책 『식객』을 제외한 나머지 4권은 전부 판타지 분야의 책이었다. 지난 3년간 베스트셀러 목록은 판타지 소설 간 순위 변동이 있었을 뿐 새로 진입한 책은 안성캠의 『심야식당』뿐이었다. 이마저도 판타지 만화다.

  그렇지만 주로 만화와 판타지 분야의 소설만을 읽는다고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 현재 중앙도서관에선 시리즈물을 권수에 상관없이 하나로 묶어 집계하고 있기 때문에 상위권에 드는 책들은 대개 시리즈물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판타지 소설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판타지와 만화책을 통해 이유를 찾는 것도 좋지만 상위 10위 안에 인문학·사회과학 서적이 한 권도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쉽다.

  다른 대학은 어떨까. 서울대는 중앙대와 마찬가지로 시리즈물을 한 권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올 한 해 서울대 최다대출 1위는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였다. 소설인 『달콤한 나의 도시』, 인문학서적인 『이기적 유전자』, 『설득의 심리학』과 고전문학인 『아이스퀼로스 비극』이 그 뒤를 이었다.

  김진경 주임은 “중앙대의 경우 희망도서로 판타지 분야의 책을 많이 신청해서 도서관 내 관련 책들이 많다”며 “쉽게 읽혀지는데다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한 번 읽으면 꾸준히 읽는 경향이 순위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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