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현 선수가 인삼공사의 수비벽을 돌파하고 있다. 사진 제공 KBL
  선수들도, 감독도,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이길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프로를 상대로 이겼다. 중앙대는 주전 5인방의 전력공백을 메우기 힘들 거라는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지난달 28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최강전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98-94로 승리, 16강에 진출했다. 경희대, 고려대와 같은 강호들이 탈락한 상황에서 중앙대의 승리는 더욱 값졌다.
 

  중앙대는 시작부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중앙대는 특유의 속공을 보여주며 빠르게 인삼공사를 압박했다. 1쿼터에서 전성현 선수(사회체육학과 3), 이재협 선수(사회체육학과 2)가 20점을 득점했다. 인삼공사가 뒤늦게 추격했지만 중앙대의 속공을 막아내지 못하고 25-22로 중앙대가 리드한 채 1쿼터를 마무리했다. 1쿼터에 대해 전성현 선수는 “생각보다 경기가 잘풀렸다. 상대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2쿼터에선 이호현(사회체육학과 2) 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유의 스피드를 이용해 인삼공사의 수비를 뒤흔드는 플레이를 보여준 이호현 선수의 활약으로 전반부를 13점 차로 끝냈다. 중앙대는 3쿼터까지 꾸준히 두 자릿수 점수 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4쿼터부터 위기에 빠졌다. 수비진이 인삼공사 선수들의 큰 키와 몸싸움에서 밀려 골밑을 장악당하며 계속해서 점수를 내줬다. 이호현 선수가 내·외곽 슛을 연달아 성공시키는 등 점수 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삼공사의 반격에 4점 차까지 따라잡히며 역전 당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인삼공사가 방심한 틈을 이용한 속공이 성공하고 막판 자유투까지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다시 벌렸고, 98-94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은 예상치 못한 승리에 자신감을 얻었다. 전성현 선수는 “경기를 이기고 나니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 상대인 KCC도 쉽진 않겠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호현 선수도 “KCC와 연습경기를 했었는데 타이트한 수비를 보여줬었다. 어렵겠지만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를 이겼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 중앙대의 주전전력은 개선할 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에서 이호현 선수와 전성현 선수가 98점 중 68점을 득점해 두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경기 후반 상대에게 골밑을 장악당하고 리바운드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인삼공사 선수들에 비해 체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체력은 단순히 경기를 오래 뛸 수 있는 지구력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힘도 포함된다. 이로 인해 중앙대는 상대의 득점을 계속해서 허용했고 수비진 보완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중앙대 김유택 농구부 감독은 “개인역량과 경험 면에서 KCC를 이기긴 쉽지 않다. 프로들은 1군이든 2군이든 대학리그 당시 좋은 실력을 보여줬던 선수들이다”며 “승패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리그 강자로 불리던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가 1차전에서 탈락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프로아마최강전이 프로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앙대가 앞으로의 경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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