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이다. 다음 달이면 벌써 12월, 세월이 참 빨리도 간다.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위기는 질기게도 올해까지 이어지며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문득 개콘의 정여사의 대사가 생각난다. “경기가 안 좋아도 너무 안 좋아.” 정말이지 언제야 좋아지려나?


  이 가운데 가장 힘든 세대가 아마 우리 대학생인 청년들이 아닌가 싶다. 오죽하면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을까? 남들과 똑같아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많은 학생들은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우수한 토익성적과 학점, 해외 연수, 인턴 등을 하지만 이 정도의 스펙은 기본이 된지 오래다. 따라서 남들과 비슷한 스펙을 가지고 취업에 도전해봤자 별 차별성도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 과연 차별화된 새로운 스펙은 무엇일까?


  대한상의에서 2011년도에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기업의 89%가 바람직한 신입사원의 자격으로 기존의 스펙보다는 새로운 인재상을 강조하고 있다. 즉, 바람직한 인재상으로 새로운 SPEC인 성실성(Sincerity), 전문성(Professionalism), 실행능력(Execution Ability), 창의성(Creativity) 등 창조적인 실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성실성과 전문성은 학점으로 어느정도 대변할 수 있다고 보지만, 실행능력과 창의성에 관한 스펙은 어떻게 제시할 수 있을까?


  해답은 ‘창의적인 현장체험’이라 할 수 있다. 즉 전공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체험활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고용노동부 후원으로 창조캠퍼스 사업을 수행하였다. 우리 대학에서는 총 15개 팀이 선정되어 약 8개월 동안 창의적 체험활동을 하였다. 그중에 인상깊었던 팀이 바로 영어영문학과 ‘C앗’팀이다.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영어로 번역해서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문화를 보다 친숙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의 아이디어였다. 첫 느낌은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4명의 친구들은 학기 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전국 지자체를 방문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섭외하고, 지도교수님의 지도를 받으면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정말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냈다. 노력의 결과는 놀라웠다. 바로 전국 300여개 팀 중에서 당당히 대상을 수상하며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이제 2학년 밖에 안된 학생들이 거둔 성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영문판 전래동화책을 제작하고 지자체에 홍보물을 전달하고, 이들이 1년 동안 전국을 돌며 체험을 통해 쌓은 실전경험과 창의성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차별화된 스펙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본다면 그들의 생생한 값진 경험과 노하우는 쟁쟁한 경쟁자들 속에서 보석처럼 빛날 것이다. 취업에서 스펙의 불편한 진실? 바로 해답은 새로운 스펙에 있다.


김진수 경영학부 교수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