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헬스트레이너를 아시나요?
  • 구슬 기자
  • 승인 2012.11.18 0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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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 생활관 휘트니스센터 근로장학생 정동빛씨(체육교육과 4)

  “너 좀 살찐 것 같은데?” 이 말 한마디면 추워지는 날씨에 깊은 밤 호빵 생각이 간절하더라도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다. 그리곤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길어야 3일,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야속한 당신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운동이다. 흔해 빠진 이야기일지라도 공짜 휘트니스장과 헬스지도가 제공된다면 흔하지 않은 이야기가 된다. 단, 생활관생 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그곳이 어디냐고? 블루미르홀 휘트니스센터를 주목해보자. 운동 초짜인 당신을 위해 정동빛씨(체육교육과 4)는 오늘도 문 앞을 지키고 있다. 

 

▲ 정동빛씨가 뒤에서 한 학생의 운동 자세를 교정해 주고 있다.

 

  그런데 정동빛씨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다. 헬스트레이너로 고용됐지만 관생들이 자기를 몰라도 너무 몰라주는 것이다. 문 앞 책상에 앉아 비관생의 출입을 막고 휘트니스장 청소를 도맡아 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헬스트레이너로 알고 다가와 운동법이나 요령 등을 묻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모두가 자신을 그저 ‘관리자’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때때로 그는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한다. 명색이 체육교육과 학생인지라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하는 학생들을 보면 고쳐 주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한번은 참다못해 마구잡이로 역기를 드는 학생에게 찾아가 바른 자세를 알려주려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이 사람 뭐야’하는 눈빛뿐. 학생의 입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눈빛이 진심을 말하고 있었다. 알려주고도 민망한 일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저 헬스트레이너에요”라며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정동빛씨의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그런 그에게도 선뜻 말을 걸어주는 학생들이 있다. 바로 외국인 친구들이다. 하지만 외국인 ‘친구’라 하기엔 언어의 장벽이 너무 높았다. 어느 날은 한 외국인 학생이 다가와 그를 체중계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외국인 학생이 말을 걸 때부터 조마조마했지만 결국 무엇을 물어보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What?”을 연거푸 외치다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체중계의 버튼을 아무렇게나 눌러봤다. 외국인 학생이 “Okay, Thank you”하고 돌아갔다. 정동빛씨는 “그 외국인의 궁금증이 해소되었는진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인다.


  정동빛씨는 체육교사를 꿈꾸고 있다. 지금은 기숙사 관생들을 가르쳐주고 있지만 몇년 후엔 고등학교에서 휘슬을 불며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알바를 그만두게 되는 터라 이번 학기가 끝나면 더 이상 휘트니스장에서 그를 보긴 어렵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운동화를 질끈 동여매고 휘트니스장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그곳에는 언제라도 당신에게 안성맞춤인 운동법을 알려줄 헬스트레이너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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