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연구분야에 대해 설명중인 조수현 교수.                                           구슬 기자

“그럼 심리테스트 같은거 배우는거야?”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흔히 위와 같은 질문을 받곤 한다. 일반적으로 ‘심리학’하면 많은 학생들이 심리테스트나 범행동기를 수사하는 범죄심리학을 떠올리곤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작년부터 중앙대 심리학과의 구성원이 된 조수현 교수는 “어느 정도 일리가 있긴 하지만 심리학은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연구분야가 다양하다”고 말한다.
 
조수현 교수의 연구분야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생리적 측정치를 이끌어내고 이를 바탕으로 사람의 사고나 인지과정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이다. 이중에서도 조수현 교수가 몰두하는 것은 바로 인간의 뇌다. 조수현 교수는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통계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내리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며 “심리학을 전공한다고 소개하면 흔히들 생각할 수 있는 심리테스트와는 좀 거리가 있는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리학의 매력을 설명해 달라는 주문에 조수현 교수는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학창시절부터 심리학에 큰 매력을 느낀 그녀는 서울대 심리학과 학사과정과 석사과정을 거쳐 UCLA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스탠포드에서 박사 후 과정을 2년 반 동안 밟았다. 
 
이후 작년 3월부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에 임용돼 국내에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중앙대에 둥지를 튼 후부턴 주로 성인의 수학적 정보 처리와 관련한 인지 신경학적 기제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수학적 학습 장애가 있는 아동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을 피실험자로 삼는 연구의 경우 실험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들을 통제하기 어려워 종종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조수현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성인과 달리 연구자가 요구하는 과제를 잘 수행하지도 않고 쉬지 않고 움직인다”며 “쓸모 없는 데이터가 수집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심리학자의 길에 들어선 후 가장 보람됐던 순간을 묻자 조수현 교수는 처음으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2002년을 꼽았다. 대학원 시절 시각신경계에 대해 연구 중이던 그녀는 석사 2년차에 접어들던 해 처음으로 국제 학술지 좥Journal of vision좦에 논문을 싣게 됐다. 조수현 교수는 “대학원생으로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쁨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흔히 심리학 분야는 연구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연구 분야의 특성상 생체 측정치를 얻고 분석하는 과정이 길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논문 하나를 완성하는데 최소 4,5년은 걸리지만 여유있게 논문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동시에 여러 연구를 정신 없이 진행하고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수현 교수는 뚜렷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연구실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1년에 4편 이상의 논문을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연구를 함께 할 수 있는 우수한 학생들을 양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수현 교수는 “항상 학생들에게 건설적으로 비판하고 의문을 품게끔 하는 교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Hgyu@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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