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애니팡’, ‘캔디팡’, ‘아이러브커피’의 초대장이 몇장씩 날아다니는 카카오톡. 특히 ‘아이러브커피’를 하는 사람들은 틈만 나면 콩을 볶아야 한다며 4인치 액정 속 카페 가꾸기에 열중이다. 예쁜 앞치마를 입고 커피를 타며 경쟁을 벌이는 게임 ‘아이러브커피’. 그러나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으로는 성에 안찼는지 4인치 액정을 넘어 현실 세계로 뛰쳐나온 사람이 있다. 바로 ‘현실판 아이러브커피’ 뚜레쥬르 아르바이트생 문한주씨(전자전기공학부 2)다.
 
▲ 문한주씨가 아메리카노 주문을 받고 있다.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이 생긴 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뚜레쥬르,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사장님께 처음 들었던 질문이 ‘빠릿빠릿하니?’였을 만큼 말귀를 잘 알아듣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남자의 무던한 성격으로는 견디기 힘들다며 주로 여자만 뽑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당히 들어가 한자리를 꿰찼다.
 
  일하는 그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자니,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인지 기계적으로 주어진 일만 하는 아르바이트생과는 달리 문한주씨는 근무시간 내내 좁은 매장 안을 휘젓고 다닌다. 이런 성격을 십분 발휘해 그가 뚜레쥬르에서 처음 한 일은 ‘문한주식 레시피’를 만든 것이다. 시작은 밍밍하다고 소문이 났던 핫초코. 핫초코를 주문하는 손님마다 맛이 밍밍하다며 도로 가져오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그는, 매일 초코 시럽을 한 번 더 짜 보기도 하고 카라멜을 더 넣어보기도 하며 ‘나만의 레시피’ 제조에 착수했다. 그 결과 ‘문한주식 레시피’가 탄생했고, 이제 불만을 표시하는 손님은 찾기 힘들게 됐다.
 
  물론 ‘나만의 레시피’가 모두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두 번째 도전은 그가 가장 좋아한다는 허니레몬쥬스. 상큼한 맛이 매력이라는 허니레몬쥬스에 욕심을 한 스푼 추가해 레몬을 가득 넣어줬다가 매장이 발칵 뒤집힐뻔한 일이 있었다. 알고 보니 레몬을 너무 많이 넣어 레몬이 음료 안에서 발효가 돼버렸던 것이다. 레몬주스는 ‘레몬주’가 되어 있었고 냄새만 맡아도 침이 고일 정도로 신맛을 자랑했다. 핫초코 때와는 달리 문한주씨는 더 이상 허니레몬쥬스에는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결코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 그의 특기는 일 벌이기다. 알고 보니 지난 학기에 중앙인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탔던 자취생들을 위한 ‘신선한 과일 공동구매’를 추진한 것도, 이번 학기 중앙대 바람막이 제작에 앞장선 것도 바로 문한주씨다. 그래서인지 요새 가장 반갑게 맞는 손님은 바로 ‘중앙대 바람막이’를 입은 손님이다. 익숙한 디자인이 보이면 그는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며 옷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소소한 것들을 체크해주곤 한다. 로고가 박힌 부분이 약해서 걱정이라며 일일이 체크하는 그는 누구보다 즐거운 알바생이다. 알바생은 무료한 표정으로 기계적으로 일을 할 것이라는 편견은 이제 그만. 식사 후 음료 한 잔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뚜레쥬르에 가서 그가 만든 핫초코를 먹어 보는 것도 좋을 일이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