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맹공격에 기눌려
잦은 공격과 수비 실책 이어져

▲ “아 좀 비켜!” 경희대와의 결승 1차전에서 임동섭(사회체육학부 4)선수는 좀처럼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 3, 4일 중앙대와 경희대 농구부가 8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2012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용인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은 작년 우승팀이자 리그 최고 성적을 거둔 경희대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결승전에서 패하게 됐지만 이날 경기는 최강의 5인방이라 불리는 중앙대 4학년 선수들이 2년전 올랐던 왕좌를 재탈환하기 위한 값진 도전이었다.

  경기 시작 전 대학농구 최고의 실력을 갖춘 두 센터간의 대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팀으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중앙대 장재석(사회체육학부 4)선수와 경희대 김종규(스포츠지도학과 3)선수 중 골밑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경기의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중앙대와 경희대간의 1차전 경기는 센터인 김종규 선수와 장재석 선수가 경기 시작과 함께 공을 먼저 터치하기 위해 점프하며 시작됐다. 김종규 선수는 높은 점프력으로 타이밍을 놓친 장재석 선수를 상대로 재빠르게 공을 경희대 쪽으로 넘겼다. 경희대는 김종규 선수에게 공을 받자마자 무섭게 공격을 시작했다. 이후 경희대가 기세를 몰아 초반부터 연이어 골을 터뜨렸다. 반면 중앙대는 골대 밑에서 번번히 실수를 하며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1쿼터는 26대 15로 11점차 뒤진채 마무리됐다. 1쿼터가 끝나자 김유택 감독은 “점수가 10점차지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된다. 어차피 승부는 후반전에 나기 때문에 점수차를 유지하고 움직임에 신경써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2쿼터에 이르러 점수는 금새 20점차로 벌어졌다. 주장인 유병훈 선수가 백업 멤버로 교체되자 경희대를 상대로 열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앙대는 장재석 선수를 비롯해 유병훈, 정성수, 김현수, 임동섭 등 화려한 4학년 주전 선수진을 갖추고 있지만 공백을 채울만한 백업 멤버가 부족한 편이다. 반면 경희대는 3, 4학년 선수들이 탄탄한 백업 멤버를 구성하고 있어 주전선수가 교체되더라도 전력 손실이 적은 편이다. 

  양팀이 선택한 다른 전략도 희비를 가르는 요인이 됐다. 경희대는 정해진 포메이션과 위치에서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반면 중앙대는 지정된 자리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는 맨투맨 스위치로 경기를 진행했다. 맨투맨 스위치는 경기 내내 공격 위치를 교모히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중앙대가 시도한 맨투맨 스위치 전략은 경희대가 덩크슛과 3점슛으로 골밑을 압도하자 무용지물이 됐다. 여기에 경희대의 수비도 빛을 발했다. 고려대를 상대로 외곽슛과 수비 돌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정성수와 김현수 선수는 경희대의 높은 수비망 앞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점수차는 40점까지 벌어지게 됐고, 경기는 95대 55로 끝나고 말았다.

  다음날 진행된 2차전 경기도 1차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듯했다. 초반 10분까진 중앙대가 실수를 하면 경희대가 속공을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차전 땐 1쿼터에서만 뛰었던 유병훈 선수가 본격적으로 득점을 올리기 시작하자 경기 양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유병훈 선수는 주장으로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희대의 속공도 계속 차단하며 중앙대는 1쿼터 이후엔 경희대와 1~2골 정도의 차이나는 대등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경희대의 공격을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총 14번의 리바운드를 성공시킨 김종규 선수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희대를 상대로 우승을 노렸지만 중앙대 선수들은 6강에서 만난 고려대와 한양대 등의 강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이미 체력이 크게 소진된 상태였다. 결국 이전보다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며 91대 73으로 왕좌를 탈환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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