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졸업을 앞둔 후배와 동기들의 모습은 연예인 부럽지 않게 우아하고 세련돼 보인다. 새내기 때를 어렴풋이나마 기억하는 필자에겐 그들의 우화등선과 같은 모습이 충격적이기는 하나, 전역 후 환골탈태한 중앙도서관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느낀 충격은 족히 그것에 몇 배는 될 것이다.


  그러나 몇 주 전 도서관 홈페이지의 설문조사에서 받은 충격은 그조차도 훨씬 웃돌아, 보시다시피 신문에 글을 기고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연체 억제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의 내용보다 복본(원본 이외의 추가본)을 제한하는 정책이 결정되었다는 부분. 사실 관련 전공자의 시각에서 보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비영리기관으로서 자체적인 재원조달 능력이 없는 도서관은 그 운영이 전적으로 모 기관의 예산/정책 결정에 좌우되기 마련이므로, 학교의 방침이 그렇다면 따를 수밖에.


  그래도 전체 구매를 줄일지언정 다짜고짜 복본을 제한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많이 아쉽다. 이는 대학도서관의 주 이용자인 교수와 학생들의 권익뿐만 아니라 양서를 선별하고 복본을 정하는 전문적인 사서 고유의 수서업무를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도서관 서비스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장서정책에 실망하는 학우가 적지 않다. (이번 달부터 주제전문 시스템의 일환으로 학과(부) 전담서비스가 도입되었지만 인력부족 등의 사유로 다른 서비스가 중지되는 판국에서는 이조차도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이렇듯 당장의 제반 상황은 분명 긍정적이지는 않음에도, 본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서 확인한 도서관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과 애정에서 필자는 ‘나아질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을 보았다.
때문에 필자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가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의 대사를 감히 꺼내 보인 것은 단지 오랜만에 가요프로그램에서 들은 드라마 OST 때문만은 아니다.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다. 이게 최선인지. 행여 그러하다면 과연 누구에게 최선인지를 말이다. 

유성현(문헌정보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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