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원·미화원들이 관리 하지만
불법·외부 게시물 개수 많아 
게시판은 항상 ‘만석’
 
“어, 또 없어졌어” 
법학관 게시판 앞에 선 경영경제대 축제기획단원이 한숨을 내쉰다. 얼마 전 붙인 서울캠 경영경제대 축제 홍보 포스터가 어디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포스터가 감쪽같이 사라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게시판에 붙여도 자꾸만 떼어지거나 외부 광고물에 덮혀버리곤 한다.
 
 덕지덕지 붙은 각종 게시물 덕에 홍보 포스터를 붙일만한 ‘빈틈’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법학관 엘리베이터와 벽면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게시물 부착이 허가되지 않는 공간인지라 미화원의 손에 금방 떼어진다. 경영경제대 김윤환 학생회장(경영학부 3)은 “포스터가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많아 축제기획단원들이 각자 구역을 나눠 제대로 붙어있는지 감시하곤 했다”며 “행정실에서 허가를 받고 게시판에 붙여놔도 금방 없어지거나 다른 게시물에 파묻혀 버린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학부 비교민속학전공 정영수 학생회장(민속학과 3)도 게시물을 붙일 때 마다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행사 홍보를 위해 게시물을 부착하려고 해도 기업 홍보 포스터와 같은 외부 광고로 게시판이 가득 차 있어 마땅한 공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영수 학생회장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대학이지만 학생 활동을 편하게 홍보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할 경우 어떻게 게시물을 부착하는지 묻자 그는 “다른 학생회의 게시물을 피해 외부 광고 위에 홍보물을 붙이는 편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문화학부 중국어문학전공 최원준 학생회장(중국어문학전공 2) 역시 “학과 게시판은 사정이 좀 낫지만 공용 게시판은 외부 광고가 너무 많다”며 “한번에 여러개를 붙이는 경우가 많아 공간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외부 광고로 가득 찬 게시판은 더 이상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학기 초마다 서울캠 학생회관의 게시판은 온갖 외부 광고와 동아리 홍보 게시물간의 자리싸움으로 난장판이 된다. 학생회관에 위치한 동아리 CBA의 이용우씨(경영학부 3)는 “홍보 광고를 붙여놔도 다른 게시물에 파묻혀버리는 일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이젠 그러려니 하는 편이다”며 “학생회관엔 동아리 홍보와 같은 학생 활동 관련 게시물만 허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잡한 게시판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은 주로 각 건물을 관리하는 방호원과 미화원이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맡은 구역을 순찰하며 불법 게시물이나 외부 광고를 떼어낸다. 하지만 하루에 부착되는 불법 게시물의 개수가 워낙 많아 수시로 게시판을 점검해도 금세 어지럽혀지기 일쑤다. 서울캠 교양학관을 담당하고 있는 한 방호원은 “매일 같이 순찰을 돌며 허가 받지 않은 게시물들을 떼어내고 있다”며 “그래도 몰래 부착되는 게시물로 게시판이 도배돼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안성캠 건설공학관의 한 미화원은 “같은 광고를 한 곳에 열 개 이상 부착해놓는 경우도 부지기수다”며 “이로 인해 원활한 게시판 관리에 큰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난립하는 외부 광고로 어려움을 겪는 건 학내 게시판을 관리하는 총무팀도 마찬가지다. 건물을 관리하는 행정실마다 게시물 허가 규정이 다르고 워낙 게시판이 많아 범람하는 게시물을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캠 총무팀 강승우 주임은 “외부 광고는 붙인 개수에 비례해 돈을 받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무조건 많이 붙여 놓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기 초마다 급증하는 기업 채용 광고도 게시판을 어지럽히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 경우 대부분 행정실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붙혀진다. 하지만 무조건 떼어내기도 난감하다. 서울캠 총무팀 이상국 과장은 “채용 광고의 경우 허가를 받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가급적 내버려두는 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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