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실 사용 지침이 세워졌다. 실내 전열기구와 침구류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마련됨에 따라 화재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적으로 동아리실 상태를 점검해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겠다는 지침도 지속적으로 동아리실 환경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학생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구성원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아리실 사용지침이 거센 반발에 부딪힌 이유는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규정 변경으로 동아리 활동이 제한되는 피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규정의 취지를 홍보하고 의견을 구했어야 옳다.
 

  동아리실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공간이었다. 동아리실만큼은 대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충분한 대화 없이 진행된 동아리실 사용지침 변경은 자칫 대학 본부가 학생들의 동아리실 자율 운영 권한을 침해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학생들의 안전권이 절대적인 가치라도 그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한 시도들이 동아리 활동에 지장을 주고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켜져 온 운영권에 변화가 온다면 충분한 협의가 있었어야 한다. 동아리 회원들의 의견 수렴과 협의도 지금이 아니라 침구류를 압수하기 전에 이뤄져야 했다. 대학 본부가 쉽게 지날 수 있는 길을 멀리 돌아온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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