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설 땅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서울캠 학생지원처와 총학생회가 오는 26일부터 서울캠퍼스에 흡연구역 11곳이 지정된다고 발표했다. 이제 학내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다가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다. 간접흡연의 폐해를 막고 화재예방을 위해 흡연구역 설치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본 캠페인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제재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처벌 방안을 마련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간접흡연의 피해를 겪은 비흡연자 상당수가 무분별한 흡연에 대해 강력한 처벌방안 도입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대학 내에서 흡연자를 처벌하기엔 사회적 합의가 마련되지 않은 시점이다. 오랜기간 흡연자들에게 편리했던 사회적 관습을 순식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공공의 가치를 위해 시민들의 사소한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 유명한 싱가포르를 선진국으로 여기지 않는 것처럼 규제보단 의식 계도에 중점을 둔 이번 흡연구역 설치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 그러나 흡연구역을 설정할 때부터 구성원들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창구를 열지 않은 점은 아쉽다.


  의식개선 만큼 쉬우면서 어려운 게 없다. 반발이 없으니 쉽지만 실천할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실효성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수의 의식개선 캠페인이 포기도 빠르다. 이번이 첫 시작인 만큼 미흡한 점을 보완해서 도보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들까지도 흡연구역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로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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