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규찰대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우마루내 기자
  • 승인 2012.09.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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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生 - 안성캠퍼스 규찰대장 김규영씨

  날이 저물면 캠퍼스를 지나다니는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지난 학기, 안성캠퍼스 외국어문학관 앞에서 납치미수사건이 벌어진 이후 학생들은 치안에 더욱 민감해졌다. 사건 이후 가로등은 늘어났지만 불안한 마음은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정신없이 옮기던 발걸음도 멀리서 빨간 빛이 보이면 차츰 늦춰진다. 어두워지면 등장하는 학생 자치 방범대, 규찰대의 불빛이다.

▲ 순찰을 준비하는 김규영씨.

  규찰대는 안성캠퍼스를 순찰하며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학생 자치 단체다. 건장한 남학생들로만 구성됐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규찰대의 3분의 1은 여학생이다. 또 불의를 보면 못 참고 덤벼드는 사람들이 모였을 것만 같은데, 그들도 여느 학생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학생들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180도 달라진다. 빨간 방범봉을 드는 순간 ‘정의의 사도’로 변신한다. 학생들의 귀가를 도우며 작년에는 대원으로 올해는 대장으로 활동 중인 규찰대장 김규영씨(가족복지학과 3)를 만나봤다.


  규찰대원의 평균 근무 시간은 3시간, 일주일에 3번 순찰을 돈다. 그러나 규찰대장인 김규영씨는 매일 6시간씩 캠퍼스를 순찰한다. 출석체크며 인원관리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과제나 팀플은 해가 지기 전에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 놓아야 한다. 처음엔 오후 스케줄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게 힘들었지만, 이제 익숙해졌다. 해가 지면 어김없이 방범봉을 들고 캠퍼스를 돈다. 방범봉의 빨간 불빛을 보고 안심할 학생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규찰대 일을 시작하며 변한 건 마당발이 됐다는 것이다. 적게는 19살부터 많게는 29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활동하는 규찰대에 있으면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 거기다 순찰을 돌며 친해진 학생들도 많아 캠퍼스를 지나다닐 때마다 여기저기 인사하느라 두 손이 바쁘다. 그렇게 만든 친분으로 때때로 순찰이 끝나고 불이 켜져 있는 동아리방에 들어가 함께 놀기도 한다. 방범봉을 드는 순간 내리 안의 모든 사람이 그의 친구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탓에 학내 곳곳의 소식을 가장 빨리 알게 되기도 한다. 덕분에 납치미수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가장 먼저 알고 대응했다. 되도록 빨리 규찰대원들을 소집해 회의를 해서 순찰 인원수를 늘리고 순찰 범위를 넓혔다. 얼마 후 납치미수사건이 캠퍼스에서 화제가 됐을 때 학생들은 당황했지만 규찰대원들은 더 꼼꼼하게 순찰을 돌고 있었다. 침착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은 학생들에게 신뢰를 주기에 충분했다.


  오늘도 방범봉을 든 김규영씨. 그가 이끄는 규찰대의 빨간 불빛은 저녁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꺼지지 않고 캠퍼스는 물론 아직 파출소가 생기지 않은 대학로에도 닿는다. 규찰대는 지난 주부턴 새로운 규찰대원들이 합류해 한층 든든해졌다. 부르면 5분 안에 뛰어오겠다는 의지로 그는 오늘도 캠퍼스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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