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성인이라 하면 ‘공자, 석가, 예수, 소크라테스’를 말한다. ‘공자는 성인군자’라고 많이 들었는데, 성인군자의 뜻을 찾아보니 ‘①知識(지식)과 人格(인격)이 함께 뛰어난 훌륭한 사람 ②德望(덕망)이 있어 世上(세상)에 模範(모범)으로 우러름을 받는 人物(인물)’이라고 나온다. 공자를 한마디로 일컫기에 적절하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공자세가」를 읽고 공자를 통해 귀한 배움의 시간이 되었다.


  경공이 공자에게 ‘나라를 잘 다스리는 방법’을 물었을 때, 공자가 대답한 ‘군군신신부부자자’는 ‘임금은 임금으로서, 신하는 신하로서, 어버이는 어버이로서, 자식은 자식으로서 각기 그 본분을 다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글로 읽었을 때는 간단하고 쉬워 보인다. 하지만 여덟 자를 내 삶에 비춰보니 말처럼 행동하기는 어려웠다. 임금과 신하를 현시대를 살고 있는 내게 맞추어 ‘스승은 스승으로서, 제자는 제자로서’의 뜻인 ‘사사, 제제’로 바꿔 보았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제자와 자식으로서 본분을 다하는 일인데, 부끄럽게도 자식된 자로 불효를 일삼고 있었다. ‘가정도 섬기지 못하고,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데, 밖에서만 잘하는 것이 인위적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타인을 비판할 뿐,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은 없었다.


  공자 일행이 초나라로 향하던 중 진과 채에서 파견한 추격자에게 포위당했을 때였다. 일행이 꼼짝 못하고 굶주림과 피로 때문에 일어날 기력조차 잃어갔는데, 공자는 그럼에도 군자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힘들고 지칠 때는 나 역시 인간으로서의 본분을 잃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때가 많다. 하지만 상황이 어떠하든 자신의 본분인 제자들을 가르치고 거문고를 타던 공자는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성인은 상황을 탓하지 않고 본분을 다 하는구나?’ 당연하듯 보이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본분을 지킨다는 것은 즐겁고 기쁠 때는 가능할지라도,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는 누구나 포기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상황에 지지 않고 극복해내서 인간의 본분을 다하는 제자이자 딸이 되고 싶다.

이예슬(아시아문화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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