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에 똑같은 스펙만 쌓다보면
자신감과 자존감은 줄어

  ‘88만원 세대’ 담론 이후 한동안 청춘에 관한 담론이 들끓었다. 유행하는 담론이 대개 그렇듯이 짧은 시간에 오늘의 청춘에 대한 세대론적 분석이 시도되었고, 청춘의 아픔을 위로하거나 그들의 고민에 충고를 건네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그런 종류의 책들은 하나같이 당사자인 청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저자들 나름의 기준으로 그들을 진단하거나 처방전부터 먼저 들이대는 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요란한 소문에 비해 빤한 이야기를 그럴 듯하게 포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청춘 담론에서 정작 청춘들이 소외되어 있다는 문제의식이 출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11년 2학기 중대신문의 연재 기획을 책으로 묶은 좬내가 나일 때 가장 빛난다좭는 청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노력한 점에서 앞서의 청춘 담론들과 차별된다. 요즘의 대학생들이 실질적으로 겪고 있는 고민을 공부, 학벌, 정치, 외모, 성, 패션, 종교 등 7가지 분야로 나누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 당사자인 대학생들이 그들의 고민에 조언을 해 줄 멘토들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된 일종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공부, 학벌, 정치, 종교와 같이 오랫동안 대학생들의 고민의 대상이었던 문제로부터 외모, 성, 패션처럼 최근에 와서 대학생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다. 오늘의 대학생들이 주로 고민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거나 그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줘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생들의 경우엔 이 책을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조언을 얻을 수도 있고,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골라서 볼 수도 있다.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과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 사이에서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는 한홍구 선생의 인터뷰 <하고 싶은 것엔 비용이 따른다>를 추천해 주고 싶다. 졸업을 하고 취직을 했거나 취직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 가끔 연구실에 찾아와 학교 다닐 때는 잘 몰랐는데 전공 공부의 소중함을 사회에 나가서 절실하게 느낀다는 이야기를 할 때가 종종 있다. 오늘의 대학생들은 사회적 요구라는 감옥에 갇혀 스펙을 쌓기에 급급하지만 정작 사회에 나가면 다른 능력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곤 하는 것이다. 나만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싸여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도전해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가며 똑같은 스펙만을 쌓다 보면 불안감은 더욱 가중되고 자신감과 자존감은 줄어들기 쉽다. “내가 나일 때 가장 빛난다”는 말은 외모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일곱 멘토들의 조언을 귀담아들으며, 때론 그들의 견해에 반론을 제기하며 여러분 자신이 가장 빛나는 자리를 찾기 바란다. 여러분이 내는 그 빛이 여러분 자신과 주변은 물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를 밝힐 수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경수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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