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캠퍼스>

"태극기~가 바람에~펄럭이고 있습~니다. 대한독립만세때 부터…"어디선가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반주없이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소리가 11월의 반절을 넘어가는 캠퍼스의
싸늘함을 더한다.앰프의 노래소리는 제40대 의혈중앙 총학생회선거유세중인
해방광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수많은 관중이 모인 가운데 흥을 돋구기 위한
노래라면야 관중들의 박수에 장단을 맞추고 함께 노래를 부르겠지만 주위환기
를 하기 위함임은 한번이라도 힐끗 해방광장쪽으로 고개를 돌려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모인 사람수는 20명 남짓 그중 선거운동본부인원과 학생회간부, 언론사 취
재기자를 뺀다면 남는 인원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항상 본 사람들이다.

학생회 주최의 그 어떤 행사에서도 항상 참여하는 사람들 뿐."이제는 무언가
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다양한 삶, 너와 내가 더불어 가는 삶, 의혈공동체를
만들어야 합니다"출마 후보의 주장과 외침이 어느때 보다도 힘이 실리지 못
한다. 사랑의 반대가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라고 했던가. 우리 무관심의 모습
은 한총련 총투표도, 자체수납을 하고 있던 상황에서의 전학대회도 이루어
내지 못했다. 학생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왈가왈부하기 전에 우리의 모습
을 돌아보아야 한다.

내년 한해를 책임질 후보가 지금 그 심판대 위에 섰다. 98년 `우리시대 희망은
1만 의혈인에 삶'에 있어야 한다.


<제2캠퍼스>

"빨리스피커 설치하고, 마이크 점검해 주세요"

총학생회 선거의 공동 옥외 유세가 있는 외대 앞 민주광장. 오후 1시 시작에
맞추기 위해 이를 준비하는 중앙선관위의 손놀림이 바쁘다.드디어 선거운동원
들이 자리를 잡고 총학 후보자들의 옥외유세가 시작되었다.

"이제 학생들을 위해 。。。 학생회가 되어야 합니다."그러나 첫 후보의 유세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것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선거 운동원들의 지
지함성 뿐, 일반 학생들의 모습은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함 그 자체
이다. 게다가 상대편 선거 운동원석은 거의 텅비어 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총학생회 선거에 입후보한 。。。입니다."두 번째 후보의
소개와 함께 지지함성이 들려온다. 언제 나타났는지 해당 후보의 선거운동원
이 두 배가 되어있다. 그러나 상대 선거원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나 상대편 남은
인원은 여남은 명. 격려박수도 시원치 않다. 두 번째 후보의 유세가 끝날때까
지 유세장은 텅 비어있어 도로를 지나는 많은 학생들과 대조를 이룬다.

유세가 진행되는 민주광장 앞을 `소 닭 보듯'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대부분의
학생들. 학생회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나 자신임을 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화섭.정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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