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영화를 설명 중인 유민영 감독.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된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유민영 감독(영화학과 05학번)의 영화 ‘초대’가 오리종티 단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국제영화제 단편부문에서 한국영화가 수상한 것은 드문 일이다.


  -영화내용을 검색해보니 ‘남편이 죽었다. 남편의 차에서 한 켤레의 구두를 발견했다.’ 두 문장이 끝이다. 어떤 내용인가.
  “아내가 죽은 남편의 차에서 여자 구두를 발견하면서 내연관계인 여자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남편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몇 번째 작품인지.
  “첫 번째 작품이다. 작년에 졸업 작품으로 제출했었다.” 

  -시나리오는 직접 썼나.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그냥 주변에서 있었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조합해 시나리오를 썼다. 어릴 때부터 동화를 좋아해서 그런지 불륜을 다루는 영화임에도 자연스럽게 낭만적이고 소녀적인 감성이 묻어났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낯선 여자의 구두에 아내가 발을 넣는 장면은 신데렐라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1학년 때 워크샵에 많이 참여하지 않아서 스텝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수소문 끝에 간신히 스텝을 구하기는 했다.(웃음)”

  -중앙대 연극영화학부 출신의 도움은 없었는지.
  “영화제작과 촬영엔 연극학과 동기와 선배가 도와줬고 스텝도 10명 정도 있었는데 대부분 후배들이었다. 배우의 경우, ‘필름 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 영화의 시놉시스와 시나리오를 올려 관심을 보이는 배우를 모아 오디션을 진행했다.”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졸업작품으로 영화를 제작한 후 주로 독립영화를 다루는‘인디스토리’라는 배급사와 계약을 했었다. 배급사에서 전주국제영화제와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도 작품을 보냈지만 수상하지 못하고 베니스 영화제에서만 유일하게 연락이 왔다.”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했는데 소감은 어떤지.
  “국제영화제엔 처음 가보는 것이라서 얼떨떨했다. 수상 소감을 말하는데도 정신이 없어서 뭐라고 말했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

  -수상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폐막식 전날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관광을 하러가려던 참이었는데 영화제 프로그래머에게 폐막식에 꼭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사실 너무 귀찮아서 가기 싫었는데, 다음날 상을 받게 됐다. 담당 프로그래머는 내가 수상하게 될 거라는 언질을 주려고 전화를 한 것인데 내가 그걸 알아듣지 못한 거였다.(웃음)”

  -베니스영화제 ‘한국 영화인의 밤’에서 김기덕 감독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아직 학생이고 어린데도 김기덕 감독과 영화 ‘피에타’의 여주인공인 배우 조민수씨 두 분 다 깍듯하게 대해주셨고 영화 ‘초대’에 대해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  

  -영화감독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상업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계속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중인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쯤에 단편이든 장편이든 한 편 더 찍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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