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조회 1억건을 돌파했다. 마이클 잭슨 같은 세계적 톱스타들도 2년 이상 걸렸던 기록을 단 2달 만에 갱신 했으며 세계적인 메이저와 음반 발매와 매니지먼트 계약도 맺었다. 이제 싸이는 세계가 인정하는 초특급 가수다. 이 모든 것이 지난 여름방학 중, 50여일 사이에 이루어 졌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우리 대학도 방학 한번 지나고 나니 세계 최고가 되어있더라는 신화를 만들 수 없을까? 한 대중가수의 성공을 본받아 우리 대학도 세계적 명문이 되어보자고 주장하는 것은 발칙한 발상일까?


  먼저 싸이의 성공요인을 살펴보자. 싸이는 한국을 주무대로 스스로 B급 가수임을 자처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젊고 세련된 K팝 가수 아류에도 끼어들지 못했다. 그래도 그는 “누구에게나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대중문화의 기본 코드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말춤’이라는 그만의 색깔이 넘치는 아이콘을 만들어 냄으로써 기본에 충실한 B급 국내가수가 A급 세계적 가수로 대접받게 되었다. 우리 대학의 형편은 어떠한가? 대내외 평가의 소용돌이 속에서 중앙인 모두가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세계 명문을 꿈꾸고 있다. 대학의 발전 목표와 전략도 단순 명료하다. “국내외 대학평가의 기준에 맞게 대학을 변모시키자!”는 것이다. 각종 평가순위에 일희일비하고 매학기 마다 연구비, 강의평가, 연구업적평가 기준을 바꾸고 또 바꾸고 있다. 심지어 소급해서 바꾸기도 한다. 그 속에서 교직원들은 숨이 차고 속이 답답하다. 그리고 반문해본다. 과연 이 길이 명문대학으로 가는 최선의 전략인가? 싸이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만약 30대 중반인 싸이가 빅뱅이나 소녀시대와 같은 잘생긴 그리고 젊은 한류스타와 같은 아이콘으로 경쟁하자고 나섰다면 그 결과가 어찌되었을까? 성형수술 미남은 될 수 있을지언정 결코 오늘처럼 이들을 앞서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오늘 싸이가 누리는 영광은 ‘쉬움과 재미’라는 대중문화의 기본코드를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 최고의 선(善)은 “인재 양성” 즉 “교육”이다. 그래서 대학의 가치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대학교육에 대한 만족도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책을 읽지 않는 학생, 꿈이 없는 학생들과 연구 실적이 많은 교수들로 구성된 대학의 미래는 결코 아름답지 않다. 우리 대학도 대학발전 전략을 바꾸어 보면 어떨까? 만약 “교육” 중심으로 우리 대학의 발전전략을 바꾸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대학은 모든 역량을 학생 만족도 즉, 입학생, 재학생 그리고 졸업생에게 집중한다. 학생들의 교육만족도와 취업과 진학과 같은 사회 적응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학생의 애교심이 높아지고 사회적 인식도 좋아진다. 연구비와 발전기금은 저절로 모인다. 드디어 싸이가 세상에 알려진 것처럼 우리 대학도 어느 해 가을 개강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인정받는다. 말이 되지않나?

정헌배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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