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만든 빅맥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김순영 기자
  • 승인 2012.09.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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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生 - 맥도날드 알바생 김찬주씨
 


  ‘삐, 삐, 삐…….’ 감자가 다 튀겨졌다는 알림이 울린다. 바구니엔 감자튀김이 빨리 꺼내달라고 아우성이다. 조리대에선 30초안에 햄버거를 만들어야 하는 알바생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빵, 소스, 채소, 고기, 토마토, 치즈 그리고 빵을 차례로 올리고 메뉴마다 다른 포장지를 입힌다. 컵을 놓고 버튼을 누르면 콜라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담긴다. 일정한 양, 일정한 메뉴. 알바생들은 누가 만들어도 같은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R&D센터 개관과 함께 전국 최초로 대학 내 맥도날드가 문을 열었다. 세계 1위를 달리는 패스트푸드점이 학교 내에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 후 1년이 지났지만 늦은 밤까지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길 줄 모른다. 제대 후 교내에 맥도날드가 생겼다는 것이 가장 반가웠다는 김찬주 씨(광고홍보학과 2)는 6개월째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항상 웃는 얼굴로 손님과 동료를 대하는 그를 만나봤다.

  

▲ 김찬주씨가 손님이 주문한 콜라를 들고 있다.

 

  야간 수당을 포함해 그가 받는 시급은 평균 5300원이다. 알바치고 많이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은 그리 쉽지 않다. “튀김기나 그릴판 청소는 위험해서 보통 남자가 하죠.” 튀김기의 뜨거운 기름을 비우고 싹싹 닦고 나면 손이 얼얼하다. 엄격한 위생규정을 통과할 수 있을 만큼 그릴판의 기름때를 지우고 나면 팔이 아려오기 일쑤다. 가장 힘든 시간은 저녁 8시다. 본사에서 배송된 재료를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여러 명이 함께하는데도 실수로 R&D관 대리석기둥을 깬 적도 있다.


  많은 경우 알바의 주목적은 돈이요, 경험은 덤이다. 맥도날드보다 편하고 시급을 많이 주는 일자리를 구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김찬주씨는 “5000원 이상 주는 일자리는 별로 없더라고요. 근로장학생이 많이 받기는 하는데, 신청할 마음이 없어요.”라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뒤이어 나온 말은 더욱 의외다. “근로장학생은 생활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더 필요하잖아요. 저는 형편이 괜찮으니 진짜 필요한 학생들이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단순히 돈 때문에 알바를 하겠거니 생각했던 기자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었다. 내 시간만 소중하고 내 몸만 편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지향하는 패스트푸드점과 그 곳에서 일하는 알바생의 철학은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면 웃어넘길 재미있는 실수담도 있다. 버거 세트 할인 행사를 하고 있었을 때다. 한 손님이 그가 만든 버거를 들고 와 항의했다. “버거에 고기가 없어요!” 알고 보니 버거의 핵심인 고기패티를 넣지 않고 만든 것이다. 만든 사람과 먹은 사람 둘 다 당황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오늘도 수없이 많은 햄버거를 만들고 청소를 하다 보니 퇴근할 시간이 다 되어간다. 동료가 웃는 얼굴로 “수고했어. 잘 들어가.”라고 인사를 하면 없던 기운도 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매장 옆에 있는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밤 11시가 넘었다. 그의 하루 일과는 이렇게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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