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 축구부 조정호 감독이 팀내 전략을 노트에 적어 설명해주고 있다. 주창헌 기자

부상 악재 극복 후 연패 끊고 전력 강화중

2012년 중앙대 축구부의 성적은 영 신통치 않다. 상반기 연이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과 국가대표 선발로 인한 전력 공백이 중앙대 축구부의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얼마 전 연패를 거듭하던 중앙대 축구부에 단비 같은 승리가 찾아왔다. 지난 4일 진행된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에 7대 0으로 대승을 거둔 것이다.

-지난 2월 전국춘계 대학축구연맹전에선 성적이 좋았다.
3위를 기록했었다. 그때는 축구부의 상태가 대회 출전에 최적화돼 있었다. 베스트 멤버와 예비 멤버간의 전력 차이도 없었기 때문에 팀을 구성하는 데 큰 무리도 없었다. 대회에 앞서 훈련 스케줄을 탄탄히 짠 것도 승리의 원인이었다.

-당시 어떤 전술을 사용했었나.
포백(4명이 수비하는 포메이션)을 주로 사용했다. 포백은 경기 내내 4명의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하나의 라인을 완벽히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수비수들의 완벽한 조직력이 필요한 포메이션이다. 어찌 보면 어려운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한 학기 동안 쭉 같은 전술을 사용해서 그런지 최근 성적이 좋지 않다.
포백은 허점이 생기기 쉽다. 이 전력으로 우승을 거둬 한 학기동안 계속 사용했지만 연이은 악재로 팀 핵심 멤버들이 빠져 조직력을 살리지 못했다. 한 학기 결과가 좋지 않은 이유였던 것 같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훈련과 전략을 준비했나.
수비수 3명 위주의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조직력에만 의존하는 대신 팀의 지휘자인 리베로(최후방 수비자)의 역할을 강화해 위기 모면을 꾀했다. 리베로는 선수들과 끊임없이 말을 하며 팀을 조율해 공격도 소화하는 역할이다.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의 홍명보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다. 현재는 이승환 선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학년인데 영리함과 끼를 두루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3:4:3과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부상당했던 선수들의 상태는 어떤가.
청소년 대표인 박용지를 비롯해 류승우와 우주성 등 핵심 멤버들이 부상을 말끔히 씻어냈다. 지난 경기에선 박용지와 우주성 둘이서만 6골을 넣었다.  

-리베로가 지휘자라면 감독은 경기 내내 어떤 역할을 수행하나.
빠르게 진행되는 경기 중 감독이 상황을 일일이 지시하기엔 너무 늦다. 공격이 진행 중이면 감독은 수비 라인을 점검한다. 반대의 경우엔 공격수들을 지휘한다.

-그럼 퍼거슨 감독처럼 덤덤하게 경기를 관람하는 편인가.
EPL(영국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은 말이 필요 없는 완벽한 선수들이다. 중앙대 선수들은 아직 아마추어들이다. 어느 정도의 따끔한 지적도 필요하다. 가끔 욕설을 섞기도 한다.(웃음) 선수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나중엔 다 이해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시즌 중에도 훈련을 진행하나.
따로 특별한 훈련을 하지 않는다. 다만 적당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분위기를 잡고 있다.

-현재 팀 분위기는 어떤가.
승리 후 좀 나아졌다. 부상 선수가 속출했을 때만 해도 암울한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한 학기 내내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었는데 다행이다. 다음 경기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되면 좋겠다.

-중앙대 축구부 감독으로만 벌써 14년째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선수들의 진정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운동만 하는 기계’ 같은 운동선수가 되는걸 바라진 않는다. 이를 위해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항상 예의를 갖출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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