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본관 2층 총장실에서 안국신 총장이 본지 창간 65주년 특집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성호 기자

 

소통을 통한 개혁 진행

수업권 보장 위해 노력 중

수강신청 문제 지속적으로 보완


 더위가 물러간 지난달 27일 오후, 본관 2층 총장실을 찾아갔다. 긴장한 티가 역력한 기자를 맞이하며 안국신 총장은 “사제지간에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국신 총장은 각종 학내 현안과 앞으로의 발전 전략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안국신 총장은 “소통을 통한 소프트웨어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중앙인의 목소리를 교무·학사 정책에 적극 반영할 것”이라 말했다.

-지난 학기에도 강의시수 개편, 교수정년보장제 강화 등 학내에 굵직한 변화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학기에 대한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올해는 용의 해입니다. 그래서인지 1월의 첫날을 맞이할 때의 기분은 여느 해와 달리 특별했지요. 우리 중앙대가 힘차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강의시수 개편이나 교수정년 보장제 강화 등의 굵직한 변화들은 결국, 우리 대학의 교육의 질을 향상하고 연구 업적을 상승시키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런 시스템적 변화가 궁극적으로 ‘대학다운 대학’을 만드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소통을 통한 소프트웨어 개혁’을 올해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교수님과 학생, 직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자 노력했습니다. 국토대장정, 도시락미팅, 문화 예술 공연 관람, 각종 회의 등에 참여하면서 듣게 된 모든 중앙인들의 목소리들을 기억하고, 내실 있는 변화와 개혁을 위해 교무 학사 정책에 적극 반영하려 합니다. 지난 한 학기 동안 중앙가족이 함께 만들어 낸 개혁의 흐름이 다가올 2학기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강의시수 개편 이후 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록금 인하로 예산절감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른 고통을 학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총장님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국내 대학들은 요즘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강의시수 개편이 중앙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흐름 속에서 많은 대학들이 고민해야 할 공통 과제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잘 알다시피, 대학의 수입재원 중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큽니다. 등록금이 인하되면 수업과 관련한 예산 편성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악화된 대학 경영환경에서 예산 절감을 위해 강의시수를 개편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강의시수 개편이 예산 절감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습니다. 질이 많이 떨어지는 강좌는 과감하게 폐지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과목을 도입하며, 학과간의 벽을 낮추어 좀 더 융합적인 강의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의 수업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수업의 질적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전임교수님들이 교양강의를 더 많이 맡게 하고 유능한 강의전담교수를 채용하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실상 이런 목적으로 반값등록금 문제가 터져 나오기 전부터 강의시수 개편을 연구해 왔었습니다.

등록금 인하로 인한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측에서는 외부 특히 정부프로젝트를 많이 끌어오고 발전기금도 예전보다 더 많이 유치하고자 힘쓰고 있습니다. 외부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하고 중앙대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손길이 모인다면 재학생들의 수업환경을 더욱 개선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학생들도 언젠가는 졸업생이 되는데 졸업하면 학교와 후배들에 애정을 가지시고 모금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 매학기 수강신청 때마다 학생들의 피로감이 가득합니다. 특히 복수전공 의무화에 따라 인기학과 학생들은 주 전공 학생과 복수전공 학생 모두 힘들어합니다. 중앙대는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하나 정작 가장 중요한 강의환경은 후퇴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총장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미안하기 짝이 없다는 말씀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른 대학들도 수강신청에 비슷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과 이번 가을학기에는 예전과 같은 전산사고가 없다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삼도록 하십시다. 이번에 균형있는 요일별 강의배정제를 도입하여 장바구니 이관율이 처음으로 50%가 넘는 52%를 달성한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 앞으로 70% 이상 이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 보완을 해 나가겠습니다.

우리 대학이 국내 주요경쟁대학들보다 수강신청면에서 좀더 불평불만이 많은 이유는 복합적입니다. 서울캠퍼스 공간사정이 열악한 데다가 캠퍼스 통합과 학제 변경까지 단행한 필연적 결과라고 해야겠습니다. 대학 전체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캠퍼스 통합을 해야 했고 복수전공은 융복합시대의 불가피한 대세이기 때문에 어려운 가운데에도 학제개편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고, 수업의 주체인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칭 경영경제관이 신축되면 강의환경은 현저하게 개선될 것입니다. 검단캠퍼스와 같은 새 캠퍼스가 조성되면 강의환경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그러나 경영경제관 신축이나 새 캠퍼스 조성까지는 시일이 꽤 많이 소요됩니다. 그때까지는 기존의 시설의 활용도를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최근 공용자원관리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공용자원관리 시스템은 중앙대 포털에서 흑석동 캠퍼스 강의실 등의 사용현황을 조회하고, 시간과 수강생 규모 등 조건을 주어 이용가능한 강의실을 검색하여 사용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개발로 강의배정, 그룹스터디 등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큰 도움을 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복수전공 이수와 관련하여 수강신청을 할 때 여석의 부족 현상은 해당학과 및 계열과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하여 단계적으로 해결해 나갈 계획입니다. 분반의 증대로 인한 교강사 부족도 전임교원이나 강의전담교수의 확충을 통하여 개선할 것입니다.

작년 여름까지 2-3년간 서울캠퍼스 전체가 공사판 같았습니다. 기간중 학교를 다니고 졸업한 학생들은 열악한 캠퍼스 환경 때문에 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일단 공사가 일단락되니까 캠퍼스가 얼마나 아담하고 쾌적하게 바뀌었습니까? 열악한 강의 공간과 환경도 “이것 또한 곧 지나가리라” 라고 넉넉하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중앙대의 교육 및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교수정년보장제 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교수들이 동료평가(Peer review) 제도는 이중평가이며, 공정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장일단(一長一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제도에는 언제나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우리 대학은 법인 교체 후 국내 최초로 성과와 보상시스템을 도입한 교수연봉제를 시행했습니다. 학문단위 재조정과 5개 계열별 책임부총장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이런 과감한 개혁 정책들이 이제는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소기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교수들의 동료평가(Peer review) 역시, 수정과 보완의 단계를 거치면서 교원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제도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정년보장제도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하여 보직교수들을 배제하고 총장이 직접 선임한 교수님들로 하여금 정년보장심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를 진행하게 하였습니다. 특히 위원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위원들의 이름 및 활동을 비공개로 하였으며 내년부터는 아예 정년보장심사위원회 회의를 외부장소에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학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대학이 변화를 선도하고 앞서나가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교원의 연구 경쟁력이 필수적입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유능한 교수 확보와 동기부여가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가능케 하고, 이는 곧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로 이어질 것입니다.

 

- 경영경제관, 제 2기숙사 신축 계획이 발표되는 등 2018년을 목표로 하는 캠퍼스 마스터플랜의 청사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현재 마스터플랜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8년 중앙대 캠퍼스는 어떤 모습일지 총장님께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제2차 서울캠퍼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블루미르 홀과 약학대학 및 R&D센터의 신축, 정문 광장 정비, 파이퍼 홀과 Future House(구 승당관) 리모델링을 제1차 서울캠퍼스 리모델링이라 한다면, 제2차 리모델링은 310관(가칭 경영경제관)과 제2생활관의 신축입니다.

310관은 연면적 2만평으로, 약학대학 및 R&D센터의 약 2배에 달하는 크기입니다. 제2생활관은 블루미르 홀에 버금가는 규모로 글로컬 시대에 외국인 학생과 교수, 지방 출신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복지시설입니다. 환경 및 교통 등 각종 영향평가를 거쳐 올 늦가을부터 공사에 착수해, 2015년까지는 완공할 계획입니다.

서울캠퍼스의 환경개선뿐 아니라 안성캠퍼스의 환경도 개선하기 위하여 작년부터 시작하여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여름에 생활관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여 2학기부터는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의실에 전자교탁을 설치하여 서울캠퍼스 강의실과 같은 강의여건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모든 작업은 <세계적 수준의 지식창조 및 학습역량 보유대학>이라는 목표 하에 추진되는 ‘CAU 2018+ 장기발전 로드맵’의 일환입니다.

2018년의 중앙대 캠퍼스는 제2차 리모델링이 끝난 서울캠퍼스와 검단캠퍼스로 구성되거나, 검단캠퍼스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서울캠퍼스와 수도권 소재 제3의 캠퍼스로 구성될 공산이 크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검단캠퍼스 건립 사업이 양해각서(MOU) 재체결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향후 검단캠퍼스 건립 사업이 무사히 진행될 경우 중앙대의 발전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검단캠퍼스 건립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검단캠퍼스 건립과 관련해서는 인천시와 발전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내부회의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 캠퍼스 내에는 1,000 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산학협력단지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우리 학교의 신 성장 엔진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신 캠퍼스 추진은 이미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도 우리 대학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강력한 카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의 입시 경쟁률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각 언론의 대학 평가 또한 지속적인 상승 궤도를 그리고 있는데, 검단캠퍼스 건립은 우리 대학의 발전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대학본부에서 경영경제관과 제2기숙사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해 ‘집중모금 캠페인’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집중모금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발전기금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먼저 집중모급 캠페인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면 310관(가칭 경영경제관)과 제2생활관 신축을 주 목표로 하는 모금 캠페인입니다. 이제까지 여러 목적의 기금 모금 캠페인이 있어 왔고 현재도 여러 종류의 발전기금을 모금하고 있습니다.

310관과 제2생활관 신축에 소요될 금액은 대략 1,500억 원입니다. 신축 비용의 80%를 법인이 맡고, 나머지 20%인 300억 원은 모금을 통해 충당하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의 발전기금 모집실적은 주요 경쟁대학에 비해 매우 저조한 편입니다. 작년에 국가장학금을 제외하고 우리 대학의 발전기금 모금액은 72억 원이었지요. 300억 원을 넘게 모금한 연세대와 고려대는 차치하더라도, 성균관대는 262억 원, 한양대는 182억 원, 경희대는 101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명문대학일수록 발전기금 모금액도 많습니다. ‘집중모금 캠페인’을 통해 중앙대의 발전을 염원하는 이들의 손길을 한 곳으로 모으고, 310관과 제2기숙사 신축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해 봅니다.

- 최근 총장 직속기구로 미래기획단이 신설됐습니다. 법인교체 후 진행된 구조조정의 큰 틀이 정리된 상황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미래전략을 준비하시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총장님께 현재 기획 중인 미래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현재 우리 중앙대의 비전과 발전 계획은 CAU 2018+로 수립되어 있고, 그 이후인 2020년대의 중앙대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자는 것입니다.

대학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복잡하고 어렵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도 크게 대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게다가 학령인구 감소, 대학 간의 경쟁 격화,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에 대한 사회적 저항, 이런 국민정서를 이용한 정치권의 강경한 교육정책 등이 어우러져 대학의 재정과 존립기반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일을 미래기획단이 하게 할 생각입니다.

미래기획단의 키워드는 글로벌, 특성화, 융합, 연구, 창의, 재정 등입니다. 현재는 미래 대학의 특성과 우리 대학의 잠재력 및 경쟁력 등을 연계해서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 환경과 유사한 선진국 글로벌 대학들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도 할 예정입니다. 2020년대 우리 대학이 지향해야 할 미래의 모습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같이 고민하는 자리를 두루 마련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중앙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이제 개강을 맞이합니다. 용의 해, 2012년도 어느덧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네요.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고 빠르게 과거로 흘러갑니다. 주역에 ‘천행건 자강불식’(天行健 自彊不息)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하늘이 끊임없이 움직이듯이 스스로 쉼없이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중앙인 여러분이 쉼없이 노력해야 할 것은 배우기와 생각하기입니다. 일찍이 공자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고 말했습니다. 새로 시작되는 2학기에 새해 첫날의 마음가짐을 떠올리며 여러분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내딛길 바라며 중앙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응원합니다. 여러분의 꿈이 곧 중앙의 꿈입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