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선충전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임성준 교수.김성호 기자
  이번 한학기 동안 중대신문은 중앙대의 신진학자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신진학자는 중앙대에 재직 중인 조교수와 부교수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연구에 열정을 쏟고 있는 학자의 이야기를 들어 볼 예정입니다.    

  무더운 열기가 한창인 요즘, 선풍기 코드를 꽂으려 콘센트를 찾을 때 다른 코드들이 빽빽하게 꽂혀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사용하지 않는 청소기의 코드를 빼려고 했지만 전기선이 얽혀 있어 코드가 무엇인지 찾지 못했다면? 아마 당신은 이러한 상상만으로도 짜증이 날 것이다. 

   콘센트와 코드없이 작동하는 선풍기를 만들 수는 없을까? 임성준 교수(전자전기공학부)는 이처럼 공상과학만화에나 나올 법한 일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성준 교수는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UCLA에서 3년 반 만에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6개월 만에 중앙대 교수에 임용됐다. 그의 전공분야는 마이크로파 및 무선기술이다. 쉽게 말하면 무선인 상태에서 어떻게 통신을 하고 전력을 공급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다.

  무선으로 데이터를 교환하는 것이 일상적인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무선화 하지 못한 것이 바로 전력공급이다. TV에 오디오나 비디오를 무선으로 연결할 수는 있어도 아직까지 전력은 코드 없이 공급할 수 없다.  

  임성준 교수는 특정 공간에만 있으면 따로 코드를 꼽지 않아도 전력공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의 연구가 성과를 거둔다면 더 이상 콘센트에 코드를 꼽지 못해 짜증이 날 일은 없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그는 무선통신 부품설계를 연구 중이며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스텔스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임성준 교수가 처음부터 마이크로파를 연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그가 지금의 연구 분야 입문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유학시절 마이크로파 분야의 대가 Tatsuo Ito 교수와의 우연한 만남이 결정적이었다. Tatsuo 교수는 그에게 물질적·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연구조교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고, 그는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해 마이크로파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임성준 교수는 “유학 초기만 해도 마이크로파 분야에 관심이 많지 않았을 뿐더러 기초 분야를 공부하고 시작한 연구가 아니라 어려움이 많았다”며 “우여곡절 끝에 처음 연구 목표를 이뤄냈을 때 느낀 성취감이 지금까지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임성준 교수는 무선통신 시스템 하드웨어 관련 연구가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영국공학기술학회(IET)에서 수여하는 2009 IET 프리미엄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됐다. 같은 해 그가 지도한 장태희씨(전자전기공학부 03학번)의 논문은 전기전자 공학 분야 상위 10%에 해당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저널에 게재되기도 했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연구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임성준 교수는 “지금 연구 중인 분야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연구들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엔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학교 내에서 단기적 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아 아쉽다”며 장기적인 연구 지원의 필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전자전기공학도들에게 대학원에 진학할 것을 추천했다. 기술은 발전하는데 학부에서 배우는 내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제대로 된 전자전기공학도로서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석사 이상의 교육과정을 밟아 최신 기술을 익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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