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이 무겁다. 학생식당 가격인상과 더불어 블루미르와 참마루의 수저도 교체됐다. 하지만 숟가락이 퍼담을 음식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밥알 수는 그대론데도 이상하게 학생들의 숟가락만 무거워졌다. 가벼워진 것은 학생들의 지갑 정도다. 
 

  시작은 사소했다. 자판기에 오랫동안 품절된 채로 있었던 스프라이트를 먹고싶다는 생각에서 중대신문은 스프라이트가 재입고 되지 않는 원인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음료캔 가격 상승과 더불어 학생식당 역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스프라이트 품절 사태의 원인을 파헤치는 기사가 지난달 셋째 주에 보도됐다. 그 후에 스프라이트를 통해 알아낸 학생식당 가격 인상 문제를 심층보도 했다. 스프라이트와 학생식당 가격 인상 심층보도까지 3주째 중대신문에는 학생식당 가격 인상에 관한 기사가 실렸다. 후생복지팀과 인권복지위원회에 매주 중대신문 기자가 찾아가야만 했다. 세 번째로 후생복지팀에 방문했을 때 교직원들도 중대신문도 서로의 얼굴이 익숙해질 데로 익숙해져 있었다. 
 

  지난 4일 드디어 학생식당 가격이 인상됐다. 가격 인상 후에도 기자는 취재노트를 들고 학생식당을 전전했다. 학생들을 인터뷰하며 가격 인상에 관한 생각을 귀담아들었다. 기자가 할 일은 이제부터다. 귀담아듣고 만다면 문제도 구석진 곳에 파묻힌다. 그동안은 가격 인상 원인과 가격 인상 과정을 살피는 것에 기사가 그쳤다면 이제는 해결책이다. 이번 주에는 학생식당 가격 인상 후의 이야기를 기사화했다. 우리들은 이미 학생들의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어떤 조취를 취해야 할지 답을 알고 있다. 이제 실천만 하면 된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어릴적 기자는 ‘명탐정 코난’이라는 만화영화를 즐겨봤다. 코난은 각종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하지만 살인을 막지는 못한다. 물론 학생식당의 가격 인상을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우리들의 결말은 ‘어쩔 수 없이 학생식당의 가격이 올랐다’가 아니다. ‘학생식당의 가격은 올랐다. 그리고 음식의 질도 올랐다’라는 결말을 도출할 때까지 우리는 펜을 놓지 않겠다. 그러니 학생들도 아직은 가격인상 거부감에 숟가락을 놓지 말아 달라.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후생복지팀과 인권복지위원회, 총학생회도 학생식당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섰다. 모두들 수저를 들었으니 이제 맛있게 먹을 일만 남았다. 물론 숟가락을 바꿔준 것은 고맙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