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3살이고 한 살 많은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지난주에 남자친구와 관계를 가졌습니다. 남자친구가 손으로 제 성기를 애무하는 걸로 마무리 했습니다. 뒷정리를 하고 있는데 이상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알고 보니 남자친구 손에 묻은 액에서 나는 냄새더군요. 정말 역한 냄새였어요. 냄새가 심하면 질염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갔더니 질염은 아닌 걸로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자친구가 냄새를 맡지 못한 건지, 알면서 참아주는 건지 부끄럽고 걱정이 됩니다. 친구들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안심을 시키지만 전 수치심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과대 M양

남성 커뮤니티에서 성에 관련된 글을 읽다보면 여성의 질 냄새에 대한 저속하고 불쾌한 농담들이 눈에 띌 때가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여성혐오를 표출하는 미숙하고 저열하기만 남자들은 참 가엾다는 생각을 합니다.
체취는 강력한 페르몬입니다. 나폴레옹도 괜히 조세핀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이 갈 때까지 몸을 씻지 말라고 했을까요? M양은 새로운 경험 후 생소한 체취에 과민하게 반응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향수>의 그루누이처럼 아무런 체취가 없어 사람들에게 기묘함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냄새란 존재를 뜻하는 것입니다.
여성의 질벽 세포는 끊임없이 재생되기 때문에 질액 속에는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그 단백질 속에 휘발성 지방산이 성적인 체취를 만들어낸답니다. 소위 남성이 여성을 매력적이다 판단하게 되는 것은 이 물질 때문입니다.
질벽에는 탄수화물인 글리코겐이 풍부합니다. 그것을 분해하는 것은 유산균인데 최종적으로 젖산과 아세트산이라는 산성 물질이 분비되어 질은 산성을 유지합니다. 그런 산성도 때문에 나쁜 균들을 방어할 수 있지요.
질 분비물이 젖산과 아세트산 만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중성적인 냄새가 나지만 앞서 말한 휘발성 지방산이 질 분비물에 섞이면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여성의 질 냄새를 두고 비릿하다거나 역하다는 표현을 하는데 사실 아주 값비싼 음식의 맛과 냄새가 여성의 질 분비물 냄새와 비슷하다고 하지요. 결국 여성의 질 냄새는 그 정도로 값어치가 있는 훌륭한 것이지 수치심을 느낄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성교 후에는 그 냄새가 진하게 느껴집니다. 두통을 유발하거나 역하다 싶을 정도로 불쾌할 때가 있죠. 질에 이물질이 들어갔으니 체내에서 반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처음 섹스를 했거나 오랜만에 하게 되면 그런 냄새가 거슬릴 정도로 심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관계를 가지면 차차 몸도 익숙해지게 됩니다. 질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게 아니라면 아마도 익숙하지 않은 냄새에 대한 거부 반응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만약 평소에도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느껴진다면 병원에서도 진단을 받을 수 있었겠죠.
수치심을 느끼지 말아요! 냄새가 사라진다면 M양의 여성적 매력도 함께 사라지는 겁니다. 남자친구의 불쾌보다는 자신의 쾌락에 좀 더 집중해보세요.

-연애, 사랑,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듣습니다. 중앙인 누구든지 상담할 수 있습니다. Sdiary@cauon.net
-김현정 칼럼니스트: 현재 <일간스포츠>에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자신의 블로그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f_cking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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