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운동의 상징 『문화/과학』이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지난 25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이를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심포지엄에서는 『문화/과학』 20주년의 궤적과 쟁점을 돌아보고 ‘공황과 혁명’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었으며 강내희 교수(영어영문학과)를 비롯한 『문화/과학』 편집진과 이정구 교수(경상대), 곽노완 교수(서울시립대), 이득재 교수(대구가톨릭대)가 참석했다.
 

  『문화/과학』은 1992년 여름 강내희 교수와 심광현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1991년 중앙대‘문화심포지엄’에서 만난 교수들과 함께 창간한 계간지다. 창간 이후 『문화/과학』은 문화연구를 통해 사회구조를 분석하고 다양한 방법론을 탐구해왔다.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은 “『문화/과학』은 인간 중심의 학문을 깊게 연구한 계간지로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전통적 모더니즘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새로운 진보이론을 모색했다고 평가받는다.
 

  『문화/과학』이 창간되었던 1992년은 진보의 총체적 위기였다. 사회주의의 붕괴로 진보진영은 갈라졌다. 강내희 교수는 “맑스주의관점에서 자본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비판하기 위해 『문화/과학』 창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편집진은 루이 알튀세르의 ‘구조주의 맑시즘’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언어’, ‘욕망’ 등 맑스주의자들이 다루지 않은 영역부터 패션과 같은 일상생활까지 관심을 확대했다. 『문화/과학』의 시도는 맑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갈라졌던 한국 진보에 충격을 주었다. 또한 『문화/과학』은 문화사회론을 통해 노동사회에서 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세계체제론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한 후 생태문화코뮌주의를 제시했다.
 

  현재 『문화/과학』은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강내희 교수와 심광현 교수는 70호를 끝으로 편집위원에서 물러나고 이명원 객원교수(경희대)와 이동연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가 잇는다. 동시에 편집진도 3~40대의 젊은 학자들로 재편되었다. 편집인을 맡은 이동연 교수는 강내희 교수의 제자다. 이동연 교수는 “『문화/과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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