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주치는 가격의 비밀을 경제학이 풀어냈다"
- 추천인 : 김은형씨

 휴대전화를 바꾸려고 대리점에 갔다. 마음먹고 휴대전화는 골랐는데 요금제가 문제다. 직원이 설명해주는 요금제는 이해하기 어려워 결국 그럴듯하게 보이는 요금제를 골랐다. 어쩌면 나에게 더 합리적인 요금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복잡한 설명과 서류를 뒤로 하고 대리점을 나선다. 이 책은 말한다. 귀차니스트는 기업의 가격차별 전략의 좋은 먹잇감이라고. 책을 덮고 나면 더 이상 휴대전화 요금제의 함정에 빠질 일은 없다.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는 일상생활에서 소비자가 기업의 가격전략을 간파하는 법을 소개한 경제 입문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카페에서 어떤 사이즈의 커피를 주문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등 일상에서 마주치는 친숙한 고민에 대한 경제학적인 답을 준다. 책 곳곳에 첨부된 일러스트에서 저자가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한 노력이 돋보인다. 이 책을 추천한 경제학과 ‘EPSDA’ 학회장 김은형씨(경제학부 2)는 “경제학이 워낙 어렵다보니 베스트셀러에 오른 경제서적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며 “친숙한 사례와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이 책의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자는 스타벅스에서 가장 큰 사이즈인 그란데를 사는 것이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한다. 고객은 1000원 만 더 지불하면 숏 사이즈보다 두배 큰 그란데 사이즈로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큰 사이즈를 살수록 합리적인 소비다.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커피 용량이 두 배로 많아져도 추가비용은 음료 원가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큰 사이즈를 판매 할수록 이익이 커질 수밖에 없다.

 스타벅스의 사례와 같이 기업이 가격을 측정하는 비밀은 안다면 똑똑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기업이 가격을 결정할 때 고려하는 것은 원가만이 아니다. 기업은 소비자에 따라 다양한 가격차별 전략을 구사하고 판매로부터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기업의 가격차별 전략에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는 길이다. 휴대전화를 살 때 무턱대고 선택한 휴대전화 요금제를 아직까지 쓰고 있다면 과연 내가 경제적인 사람인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거래비용을 최소화하는 법을 아는 것도 함정이 도사리는 가격을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흔히 상품을 구매할 때 지불하는 돈만이 거래비용이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거래비용이란 물건을 살 때 구매자가 들이는 모든 수고로서 시간, 노동력, 심리적 노력, 정보를 얻기 위해 관심을 가지는 것 등을 모두 가리킨다.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안다면 기업이 가격을 책정하는 데 숨어있는 비밀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이윤 추구 방식을 알고 거래비용을 줄일 줄 안다면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책에 나온 기회비용이나 매몰비용, 비교우위와 같은 경제학의 기본 개념까지 이해한다면 더이상 기업의 가격 전략에 속지 않을 수 있다. 강창희 교수(경제학부)는 “미시경제학적 개념만 알아도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형씨의 다른 도서 보기

『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 스티븐 더브너 저)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가 주로 가격 정책에 한정된 사례라면 『괴짜 경제학』은 보다 포괄적으로 경제 전반에 대한 사례를 다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상에 관해 ‘괴짜’같은 질문을 던지고 명쾌한 경제학적 답변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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