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 사회학과 4

최근 미국 언론에서 장래 여자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힐러리가 아닌, 페이스북의 COO 셰릴 샌드버그다. 샌드버그는 미 재무부 장관 비서실장직과 맥킨지를 거친 후 수많은 러브콜을 마다하고 수익모델조차 확실하지 않던 구글에 입사했었다.


처음 구글에서 영입제의를 받았을 때 그녀가 조건이 형편없다며 불만을 터뜨리자 구글의 CEO 에릭 슈밋이 다음과 같이 설득했다고 한다. “함께 로켓에 오르자.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직급과 보상 역시 빠르게 높아진다. 우선 합류하는 게 좋지 않겠나.” 많은 곳에서 최고의 조건을 제시받고 있던 그녀는 이 말을 듣고 구글에 입사했고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그 후 SNS의 가능성을 읽고 회원 외에는 아무 것도 없던 벤처기업 페이스북으로 이적했다. COO를 맡고 있는 지금 그녀의 보유 주식 가치는 16억 달러이며, 포브스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도 뽑혔다.


이것이 미국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일까. 삼성에서 나와 NHN을 만들고 다시 카카오톡을 개발한 김범수 의장, 아시아 최초로 구글에 인수된 TNC를 창업한 후 구글을 뛰쳐나와 지역기반 SNS JUSPOT과 레스토랑 예약 앱 포잉을 만든 아블라 컴퍼니의 노정석 대표, 미국 정보통신기술 전문지 레드헤링이 ‘아시아 유망 100대 벤처기업’으로 꼽은 메모 앱 ‘솜노트’의 위자드웍스 표철민 대표 등 국내에도 이미 유망한 벤처기업들이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창업했는데 홍보 글 좀 퍼가달라’던 친구의 친구가 쓴 싸이월드 글이 내가 대학생 창업을 목격한 첫 경험이었다. 많은 학우들이 ‘이미 좋은’ 기업들에 취업하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젊은 날 한번쯤은 작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맡아 역량을 펼쳐볼 수 있는 미래가치에 걸어보는 것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까. 위에서 언급한, 초라하게 싸이월드에서 홍보 글 좀 퍼가달라던 회사는 티켓몬스터가 되었고 공동창업멤버인 친구의 친구는 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다. 많은 학우들이 도전 정신을 가지고 로켓에 올라 타보기를, 최소한 우리 주변에는 참 괜찮은 로켓들도 많다는 희망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기회는 준비와 행운이 만나는 교차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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