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기 문예창작전공 학생회장

최근 몇 년 사이 안성캠퍼스가 예뻐진 것 같습니다. 복학 후 마주한 정문 버스정류장, 외대와 도서관 앞의 휴게 공간, 알록달록 색칠한 건물들의 생경함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예뻐진 교정을 보며 다른 학우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모두 생동감 넘치는 캠퍼스 풍경에 즐겁기만 할까요?


요즘 저는 화가 납니다. 기본적인 학습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우리의 현실이 푸르른 캠퍼스 앞에 더욱 초라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기 위해, 그럴듯한 휴식 공간에서 담배를 태우기 위해 학교를 다니는 건 아닌데….’ 생각하다보면 또 씁쓸해집니다.


현재 저희 문예창작전공은 소음 때문에 수업 진행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 건물 바로 옆 건물엔 무용전공 실기실이 있습니다. 무용전공과 수업이 겹치는 날이면 북소리 때문에 저흰 교수님의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습니다. 무용전공에서 무슨 북소리 날 일이 있는가 알아보니 ‘풍고’라는 북을 치는 수업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저희는 어떡해야 합니까. 무용전공에 북 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야 합니까?


혹시 풍고춤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는지요. 그리고 그 풍고춤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 무용단이 중앙대학교 무용전공 채향순 교수님이 단장으로 계신 무용단이란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훌륭한 교수님 밑에서 배워 장차 우리나라의 이름을 알릴 무용전공 학생들의 수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할 순 없다는 것에 모두 공감을 하실 것입니다. 아니, 어떤 수업이라도 수업권을 제한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앞으로 뛰어난 문인이 될 우리 문예창작전공 학생들에게 소음을 견디며 수업을 들으라고도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일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방음시설입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그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저희 문예창작전공은 학교 측에 작년부터 계속해서 방음시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방음시설에 대한 학교 측의 계획을 들은 바 없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생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소음을 견디려 눈을 찌푸리고 귀를 쫑긋 세우며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문예창작전공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번듯한 승차장도, 우아한 휴게시설도 아닙니다. 알록달록 채색한 건물 외관은 더더욱 아닙니다. 조용히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강의 공간, 그리고 그것을 위한 방음시설 하나뿐입니다.


학교에 다시 한 번 요구합니다. 방음시설 공사를 해주십시오. 학생들의 수업권은 학교에서 보장해주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수업권이 보장되지 않는 학교에 다닐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부디 여름방학 중에 방음 공사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2학기에는 무용전공과 문예창작전공 모두 아무런 불편함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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