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 상담

전 23살이고 제겐 2년 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4살이 많은 직장인입니다. 사회 초년생이라 많이 바쁘고 예전보다 제게 소홀해지긴 했지만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관계 도중인데요. 저번에 한번은 회사 사람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애무 도중에 그만두고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관계 후에도 전 서로 껴안고 대화도 하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회사 술자리에 가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샤워하고 나간 적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남자친구에게 존중받지 못한다는 기분이 듭니다.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 그런 생각도 들고 비참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회사 일이라니 따지고 들기도 망설여져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문대 L양

  서른 살이 넘은 뒤, 다시 이십 대가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냐 누군가 묻는다면 전 주저하지 않고 ‘연애 백만 번’이라고 할 겁니다. 내가 했던 연애 자체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지만 생기 넘치고 기회가 많았던 그 시절에 한 사람하고만 꽤 오랜 연애를 한 건 뭔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자는 사계절 만나봐야 안다고 하죠? 이제와 생각해보면 그것도 길다고 생각해요. 이분기 정도면 충분하달까요.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로 시작한 건 인문대양이 권태기가 찾아올 시기인 2년 째 연애에 돌입했다는 점과 남자친구가 학생에서 사회인으로 신분의 변화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지금 현재 겪고 있는 감정적 문제는 새로운 연애로 해소해보라고 말해주고 싶기 때문이죠.
 

  남자의 사랑은 단순합니다. 우선순위가 확실하죠.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면 업무 시간 외의 전화를 섹스 도중에 받는다는 것부터 지금 관계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하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믿고 싶은 건 인문대양의 바람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마음이 변함이 없다면 여자친구가 비참하다 느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남자의 사랑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여자에게는 섹스 자체보다 섹스 후의 남자의 태도에서 애정을 판가름하는 촉이 있죠. 냉정하게 생각해보세요, 정말 그는 나를 사랑하는 걸까? 그가 날 사랑한다고 믿고 싶은 내 마음이 투영된 것은 아닐까? 긴급한 업무도 아니고 술자리를 이유로 여자친구를 버려두고 나간다는 건, 현재 여자친구는 새로 흥미로운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정기적인 섹스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냥 사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2년이나 사귀었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세요, 지금 제 나이가 되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인문대양보다 10배나 적어진답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생각해야 할 것이 너무 많죠. 하지만 어릴 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많잖아요,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연애를 해보도록 해요. 지고지순하게 한 사람만 사랑하는 건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도 않은 일이고, 그렇게 하는 여자의 사랑은 남자에게는 그저 부담스럽고 무거운 것이되죠, 지금 인문대양에게 필요한 건 우선순위의 최상위에 여자친구라는 존재가 박혀있는 남자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죠. 이별해야 할 때를 잘 아는 것도 현명한 여자가 되는 길이랍니다. 스물세 살의 여자에게는 아주 많은 기회가 펼쳐져 있답니다. 한 남자에게 2년이나 메어 있는 건 시간이 아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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