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다이어리

동아리 활동을 하며 친해진 친구가 있습니다. 문제는 친구의 남자친구입니다. 오빠가 며칠 전부터 저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둘이서 만난 적도 많습니다. 저도 그런 오빠가 싫진 않구요. 하지만 만나고 나면 늘 죄책감에 휩싸입니다. 친구에게 듣기론 오빠는 늘 하던 대로 잘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이성적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맘대로 안되네요. 저, 어떡하면 되나요?
 -경영대 K양

‘친분 없는 새로운 여자’가 남자들의 이상형이라는 재미난 농담이 있죠. 돌려 말해 친분이지, 남성어로 해석하자면 ‘자보지 않은 여자’겠죠. 물론 모든 남성을 동물로 바라보는 오류를 범해선 안 됩니다. 천성적으로 상냥한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 도사리고 있고, 그들은 좋은 사람이라는 신뢰감이 여자들에게 잘 통하는 무기가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익히게 됩니다.
여자의 촉으로 분위기가 오묘하다고 느끼는 상황이라면 단순히 여자친구의 친구이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는 것과는 다른 감정이 둘 사이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본인이 그 오빠에게 호감이 있기에 친절함의 신호를 과잉해석을 할 수도 있지만 남자 쪽에서 그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따로 단둘이 만나는 일이 잦다면 목적 없는 만남이라고 볼 순 없을 것 같네요. 단순히 심심하거나 외롭기 때문에 어울려 노는 거라면 여자친구랑 그런 시간을 보내도 될 테니까요.
얼마나 연애를 한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친구 말고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괜히 헷갈리고 싶지 않다면 “오빠, 나 좋아해요?”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세요. 상대가 당황해서 얼버무리고 아닌 척하면 “이렇게 자주 만나니 그런 줄 알았죠. 아님 말구요”라고 넘어가세요. 여자가 먼저 어떻게 물을 수 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것도 아니니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답니다.
만약 그쪽에서 호감이 있고 좋아한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지저분하게 이런 상태로 관계를 유지하는 건 싫다. 여자친구를 정리하고 정식으로 사귀자”라고 단호하게 말하세요. 여자친구에게 상처 줄까봐 주저하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그 남자는 질적으로 그다지 좋은 남자가 아니므로 마음을 정리하도록 하세요. 어차피 그런 남자 만나봐야 친구 잃고, 나쁜 년이라 욕이나 먹고, 결국 그 연애도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요.
친한 친구의 남자인데 사귀어도 될까요? 라는 멍청한 질문을 덧붙이진 말아요. 애초에 그 친구를 생각했다면 그 남자를 단둘이 만나지도 않았을 테고 호감이 들 때도 그 마음을 막으려고 노력했겠죠. 이제 와서 착한 척 하지 말고 자신이 취할 수 있는 행동, 그 행동으로 인해 생길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게 어리석은 관계를 맺지 않을 방법만 생각하도록 해요.
다만 카르마라는 거 알고 있겠죠? 누군가를 아프게 하면서까지 내 행복을 찾고자 하는 행동에는 분명 업이 따릅니다. 우정보단 사랑이라지만 사랑보다 오래 가는 것이 우정이라는 사실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물론 결국 자기 마음가는대로 행동하게 되겠지만 그 마음이 선(善)을 지향하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연애, 사랑, 성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듣습니다. 중앙인 누구든지 상담할 수 있습니다. Sdiary@cauon.net
-김현정 칼럼니스트: 현재 <일간스포츠>에 고정 칼럼을 기고 중이다. 자신의 블로그인 ‘생각보다 바람직한 현정씨’(
http://desirable-h.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f_cking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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