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인의 필수템
 

황진이는 거문고 연주로 남자 여럿을 홀렸다. 거문고의 진중한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홀린다. 거문고는 중저음의 깊고 무게감 있는 소리를 낸다. 가야금의 맑고 다양한 음색이 여성이라면 거문고는 남자로 비유된다. 손가락으로 줄을 퉁기는 가야금과 달리 거문고는 술대로 거문고 줄을 쳐서 소리를 낸다. 술대란 볼펜 크기의 작은 나무 막대다. 오른손으로는 술대를 잡아 줄을 치고 왼손은 괘를 짚어 음정을 얹는다. 괘란 거문고의 줄이 놓인 나무 조각을 말한다. 술대가 줄을 칠 때 거문고의 울림통과 닿기 때문에 나무와 나무가 맞닿으며 잡음이 생긴다. 이때 나는 잡음 또한 음악이 되는데 이를 대점이라 칭한다. 그래서 현악기인 거문고가 때로는 타악기처럼 느껴진다.
옛말에 ‘오동은 천년을 묵어도 항상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한다’라는 말이 있다. 거문고는 오동나무로 만들어진다. 이는 오동나무가 소리의 울림이 좋고 마찰을 견디는 힘도 좋기 때문이다. 


송민정 기자 minksong@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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