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진(철학과 석사과정)


나는 이 글로 두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하나는 잠망경이라는 잡지에 대한 느낌이다. 나머지는 중대신문을 비롯한 학내 언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다. 얼마 전 배포된 잠망경은 지난해에 이어서 이번이 두 번째 발간이다. 이런 잡지가 꾸준히 발간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첫째는 그 언론의 형식이다. 잠망경 같은 잡지는 아마 여러모로 학교로부터 독립해 운영될 것이다. 따라서 기사를 작성하거나 편집할 때 교내의 공식적인 언론기관들에 비해 상당히 자유롭지 않을까? 이런 시도들은 지면에 실린 내용이 어떤가를 떠나서 학내에서 언론의 자유를 고양시키는 데 매우 많이 기여한다.


둘째는 잠망경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적절해 보인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학생들이 듣는 수업과 관련한 내용들이 다뤄졌는데, 특히 외부의 평가기준에 맞추어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인해 학생들이 입는 피해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기존의 학내 언론이 종종 학교 측의 입장을 공평하게 반영하여 자칫 아무런 시사점도 없어 보이는 글을 만들던 것에 비해, 다소간 편파적인 잠망경은 오히려 학생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해 더욱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어떤 사안이 문제로 떠오를 때, 쟁점을 둘러싼 양쪽의 의견을 치우치지 않게 바라보는 것은 언론의 기본이다. 그러나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들 때에, 그 방향으로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언론의 의무이다. 학교의 정책에 비판적이었던 중앙문화와 녹지가 발간되지 못할 위기를 몇 번이나 넘긴 이 때에, 중대신문에게 요구되는 것은 기본보다는 의무가 아닐까? 더욱 솔직히 말해보자. 입시 결과가 좋다는 것은 입학처 관계자가 신경을 써야 할 문제일 뿐이다. 각 정당들의 서면 인터뷰도, 새내기를 유혹하는 방법도 상투적일 뿐만 아니라 별로 중요해보이지도, 심지어 유용해보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잠망경이 보여준 것처럼 우리가 알아내야 할 문제들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중대신문은 모든 중앙대학교 학생들을 대표하는 입이다. 보이는 대로 말하는 입이 아닌, 잘 보이지는 않지만 보아야하는 것들을 더욱 열심히 말하는 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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