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응 교수(영어영문학과)

<중대신문을 읽고>가 특정호에 대한 독자평을 담는 것이라면 최근호인 1764호(4월16일 발행)는 대학신문 같아 보였다. 전학대회 파행이 밀도 있게 다루어졌고 수업권을 주장하는 학생들이 총장을 면담 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교수의 성추행을 사건을 다룬 기사도 있었고 키워드 중앙에서 이에 대한 대학구성원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학술면에서 다룬 4·19 혁명도 시의 적절했고 대동과 소강을 소개한 학문 쟁점도 읽을 만 했다. 


그러나 나는 근래의 중대신문에 호의적인 평가를 할 수 없다. 중대신문을 보면 중대신문의 기자와 편집진이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문제점을 파헤치고 이를 시정하려는 언론인으로서의 노력을 아예 포기한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근래의 중대신문은 중앙대의 발전상을 학내 구성원에게 알리면서 이를 공유하자는 취지는 두드러지는 반면 대학 내의 여러 문제점을 발굴하고 이를 지적하는 데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비판적인 기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쟁점에 대해 소극적이거나 중립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문제의식을 희석시켜버리기도 한다. 


중대신문에 대한 또 다른 불만은 사진과 그림이 많이 들어가면서 토막 기사로 지면이 채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심층 취재가 그만큼 약하다는 얘기다. 중대신문이 미담 중심의 인터뷰 기사를 많이 넣고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신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 신문이 홍보지와 유사해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학신문이 대학 운영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삼가고 학문적 쟁점 소개를 회피하면서 대학이 발전하는 모습이나 대학 구성원의 미담을 소개하는 데에 치중한다면 이는 언론이 아니라 홍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중대신문의 기자단과 편집진이 대학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 스스로 성찰해보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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