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무산되는 경우 중앙운영위원회의 발의나 총학생회장의 소집으로 열리는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가 최고 결정권을 위임받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서울캠 전학대회가 개최되지 못하거나 중도 무산됨에 따라 대부분의 논의 안건은 확운위에서 의결됐다.

의결권이 확운위에 위임되는 경우 학생회 논의 안건은 확운위가 열릴 때 까지 의결에 부칠 수 없다. 2012학년도 1학기 서울캠 전학대회가 중도 무산됨에 따라 논의 안건으로 올라왔던 ‘교육환경 개선 성명서’의 의결은 무기한 연기되게 됐다. 서울캠 지봉민 총학생회장(도시공학과 4)은 “중간고사 이후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확운위 소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성명서 채택 여부는 확운위에서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학대회가 제대로 된 의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확운위에서 의결되는 논의안건의 대표성도 크게 약화된다. 서울캠 총학생회는 지난 10일 진행된 전학대회에서 전체 학생대표자들의 이름으로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자연대 임진근 학생회장은 “전학대회에서 의결을 받지 못한 성명서가 전체 학생대표자의 명의로 채택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성명서는 ‘중앙대학교 전체학생대표자 일동’이 아닌 확운위 구성원들의 이름으로 의결에 부쳐지게 됐다.
 
지속적인 전학대회의 무산은 결국 전학대회의 의의를 저하시키게 된다. 1990년대 초반까지 예산안 심의 및 학생회 활동 감시 기능은 총대의원회가 담당하고 있었다. 이후 총대의원회가 폐지되면서 예산에 대한 심의 및 감시 기능은 전학대회가 담당하게 됐다. 이후 전학대회는 총학생회의 예산안을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최고 기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몇 년간 정족수 미달로 의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함에 따라 전학대회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다. 많은 학생대표자들은 전학대회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무슨 의의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인문대 강나루 학생회장(국어국문학과 3)은 “학생 대표자들이 전학대회의 중요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며 “많은 대표자들 앞에서 자신이 속한 학문단위를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인데 제대로 진행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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