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견제 기구 … 몇 년째 제 기능 못해 

87년 총학생회 분리와 함께 시작


학생활동 전반에 대한 의결 담당
 
07년도 이후 줄곧 정족수 미달
 
서울캠 학생들에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의 무산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대부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거나 성사된다고 해도 중간에 자리를 비우는 참석자들이 많아 중도 무산되는 일이 잦다. 학생회칙상 학생총회 다음의 최고 의결기구지만 2007년도 1학기 성사 이후 제 기능을 다한 적은 한번도 없다.
총학생회 분리와 함께 시작= 총학생회는 1985년 창설 이후 3년간 서울과 안성 양캠을 통합해 운영되고 있었다. 이후 1987년 총학생회 분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1988년부터 양캠에 독립적인 총학생회가 설립됐다. 이때 전학대회도 함께 시작됐다. 첫 전학대회는 1988년 3월 16일 서울캠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초기의 전학대회는 지금처럼 예산 심의 기능과 의결권을 가진 기구가 아니었다. 당시 총학생회의 최고 의결기구는 각 학문단위 대표자와 단과대 학생회장이 참여하는 총대의원회였다. 총대의원회는 학내 최고 의결기구로서 학생회비 예·결산안의 심의와 집행 과정 감시 및 의결을 담당하며 총학생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총대의원회가 학기 초 예산심의와 무조건적인 승인을 하는 ‘거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결국 1990년대 초반 대부분의 대학들이 총대의원회를 폐지했다. 이후 총대의원회가 행사하던 총학생회 예산안 감시 및 최고 의결권은 전학대회에서 담당하게 됐다. 
 
실질적인 최고 의결 기구= 현재 서울캠 전학대회는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각 과 학생회장, 각 학년 과대표 등 총 301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안성캠의 경우 각 학년 과대표를 제외한 70명으로 구성된다. 
 
학생회칙상 매 학기 1회 정기회의를 가지게 되어 있으며 재적 대표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거나 중앙운영위원회의 발의가 있을 경우 총학생회장이 임시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 주요 업무로 ▲총학생회 노선 및 주요 사업 승인 ▲예결산 심의 및 감사 ▲학칙 개정 ▲집행부서의 신설과 폐지 등 학생회 활동 전반에 대한 심의와 의결 기능을 수행한다.
 
총학생회의 의결기구는 학생총회, 전학대회, 확대운영위원회다. 이 중 최고 의결 기구는 학생총회이지만 정기적인 개최 여부가 학칙으로 지정된 것은 전학대회뿐이다. 총학생회 회칙엔 전학대회의 지위에 대해 ‘학생총회가 열리지 못할 경우 최고 결정권을 위임받는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관례적으로 학생총회 개최 이전에 전학대회가 열려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또한 학생총회가 열리지 않는 학기도 많아 사실상 전학대회가 최고 의결기구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족수 미달로 제 기능 못해=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서울캠에서 시행된 전학대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구성인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해 전학대회가 성사된 것은 2007년도 1학기가 마지막이다. 2007년도 이후 진행된 전학대회의 경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성사되지 못하거나 회의 도중에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로 인해 중도 무산되고 말았다. 최근 몇 년간 전학대회는 논의 안건 및 예산안 의결이 이뤄지지 않은 채 총학생회와의 질의응답만으로 채워지고 있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지난 10일 진행된 2012학년도 1학기 서울캠 전학대회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된 전학대회엔 전체 구성원 301명 중 절반 이상이 참석해 성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회의 시작과 동시에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인권복지위원회와 문화위원회의 사업보고와 인준이 끝난 후엔 142명 만이 남게 돼 더 이상 인준과 의결이 불가능해졌다. 회의 중간에 자리를 뜬 한 학생 대표자는 “생각보다 회의가 너무 길어져서 도중에 나오게 됐다”며 “책자에 다 쓰여져 있는 내용을 설명하는데 너무 긴 시간을 할애해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뜬 것 같다”고 말했다.
 
전학대회에서 의결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논의 안건 및 예산안 심의 등에 대한 의결은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 진행하게 된다. 확운위에서 의결이 진행될 경우 전학대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진행이 지연되며 적은 대표자가 참여해 대표성이 저하될 수 있다. 서울캠 확운위는 중간고사 이후에나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캠 지봉민 총학생회장(도시공학과 4)은 “중간고사 전에 확운위를 진행하는 건 무리일 것 같다”며 “중간고사 이후 중운위를 통해 확운위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HGyu@cau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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