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환유 국어국문학과 학생회장

전체학생대표자회의. 말 그대로 학생 대표자들이 모두 모여 진행하는 회의가 이번학기에는 4월 10일 오후 6시에 열렸다. 미리 공지가 없었기에 ‘전학대회는 대체 언제 할까?’라는 의문을 품을 즈음 조금은 늦게 자보가 붙기 시작했고 문자로도 연락이 왔다. 많은 대표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참여한 전학대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6시에 시작한다는 공지와는 달리 도시락과 자료집 수량부족으로 회의시작은 7시로 연기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늦어지자 집행국 사업보고 도중에 많은 학우들이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성원 미달로 인하여 사업인준에도 차질이 생겼다. 시작부터 준비성이 결여된 모습은 아쉬울 따름이었다. 


전학대회의 내용 자체는 예년과 다를 바 없이 활동보고, 사업인준, 논의안건 순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활동내역을 보니 중요한 무언가를 빠뜨린 것 같다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수없이 존재하는 학내문제에 대한 활동이 전혀 없었다는 것. 특히나 이번 학기가 시작되고 모든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교양, 전공과목 축소와 같은 수업권과 직접적인 관련 있는 중요한 문제에 어떠한 입장이나 활동도 없었다는 점이다. 교육환경 개선요구는 학기 초부터 짚었어야 했던 문제임이 틀림없다고 본다. 물론 총학생회도 나름의 행사준비로 3, 4월이 정신없이 지나가서 바빴을 것이라 이해하고 싶다. 학과나 단과대 단위 또한 개강 전부터 지금까지 여러 행사로 바빴으니 총학생회도 그랬을 것이지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바쁜 와중에도 인문대와 사회과학대 학생회는 교육권리찾기네트워크라는 활동을 진행했다. 각과 학생들이 틈틈이 모여 학교 측에 자신들의 의사를 명확히 알리려고 노력했고 많은 서명을 받아 총장님께 전달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많은 주목을 끌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명분이 서고 파급력 또한 고려했을 때 당연히 총학생회 차원에서 활동을 추진했어야 했다.


다음으로 사업인준이 있었는데 여기서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각 위원회와 집행국에서 준비한 사업이 많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상 자료집에 있는 내용들을 그대로 읽었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물론 어느 학우의 건의로 그 후로는 간단히 설명하고 질문을 좀 더 받는 형식으로 바꾸긴 했지만 이미 시간은 흘렀고 많은 학우들은 돌아간 뒤였다. 적절한 시간배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안건은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서 채택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었다. 물론 채택되었다 한들 학교 측은 성명서에 대한 어떠한 반응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부딪히고 있는 문제인 만큼 총학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학교에 피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스스로를 비운동권이라 칭하는 카우V 학생회지만 학생권익을 위해서 나서야 할 때는 확실하게 나서줬으면 한다. 더불어 2학기 때는 준비된 모습의 전학대회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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