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선영 선수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18번 홀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

 

 

 

 

 

 

 

 

 

 

 

김인경 꺾고 18번 홀에 역전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포피 폰드 세레머니로 우승 만끽
올해 목표는 2승

  연장전 18번 홀, 유선영 선수(사회체육학부 4)의 공이 퍼트를 떠나는 순간 꿈은 현실이 됐다. 공은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고 유선영 선수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유선영 선수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며 “경기 후 흥분이 가시지 않아 잠이 안 올 정도였다”고 말했다.
 

  우승의 희비가 엇갈린 18번 홀= 18번 홀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변수이자 선수들의 희비를 갈라놓은 결정적 구간이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올해 랭킹 1위를 기록 중인 청야니 선수를 비롯해 김인경 선수와 서희경 선수가 우승 경쟁에 뛰어들며 우승의 향방은 예상하기 힘든 쪽으로 흘러갔다. 이후 청야니 선수와 서희경 선수가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나며 김인경 선수와 유선영 선수의 2파전이 펼쳐졌다. 유선영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를 최종 합계 9언더파로 마치고 담담히 김인경 선수의 마지막 퍼팅을 지켜봤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김인경 선수의 30cm 퍼팅이 홀을 외면하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유선영 선수는 “김인경 선수가 퍼팅 미스를 했을 때 놀랐다”며 “생각치도 못한 상황에서 연장을 갔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장전에 들어선 유선영 선수는 연장 18번 홀에서 특유의 침착함을 발휘해 깔끔하게 버디를 성공시켰다. 올해 포피 폰드의 여왕에 등극한 유선영 선수는 “언제쯤 나도 포피 폰드에 빠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현실로 이뤄져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걷다= 유선영 선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동네 실내골프연습장에 다녀온 이후 골프에 흥미를 붙였다. 2001년 한국 주니어 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것에 이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마추어로서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국가대표 경험 후 유선영 선수는 여느 선수들이 KLPGA에서 활동한 뒤 LPGA를 공략하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LPGA에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기존 선수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동안 어려움도 있었다. LPGA에 도전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고 스폰서 도움 없이 혼자 대회에 참가한 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유선영 선수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2010년 LPGA투어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청야니 선수와 신지애 선수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2년 LPGA투어 KIA 클래식 준우승과 함께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며 프로무대에서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에 대해 유선영 선수는 “코치, 트레이너, 캐디와의 호흡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다= 유선영 선수는 해외에서의 바쁜 대회일정에도 불구하고 학과 공부에도 충실히 임하고 있다. 설정덕 교수(스포츠과학부)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두 개 다 소홀히 한 적이 없다”며 “실기와 이론을 모두 갖춘 선수”라고 평했다.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유선영 선수는 “올해 목표는 2승”이라고 밝히며 “원하는 일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우승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골프와 헬스를 병행하며 재충전을 하고 있는 유선영 선수는 오는 18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참가해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유선영 선수

학력 대원외고-중앙대 사회체육학부
소속 정관장
주요경력
2001 한국 주니어 골프 챔피언십 우승
2005 LPGA 2부 퓨처스 투어 우승
2008 카팔루아 LPGA 클래식 공동 4위
2010 LPGA 투어 사이베이스 매치 플레이 챔피언십 우승
2012 LPGA 투어 KIA 클래식 준우승
2012 LPGA 투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4대 메이저 대회(US 여자 오픈, 브리티시 오픈,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중 하나로 1972년에 시작됐다. 우리나라 선수로는 2004년 박지은 선수가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이후 8년 만인 2012년 유선영 선수가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18번 홀 옆 포피 폰드에 뛰어드는 세러머니가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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