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나면 나도 모르게 작가의 문제의식에 공감하게 되요”
- 추천인 : 김소영씨

 


  야구방망이를 든 오빠가 아빠와 맞선다. ‘간신히 자기 방으로 도망’친 아빠는 생각한다. ‘나쁜 자식, 지 애비를 패?’. 『오빠가 돌아왔다』의 첫 문단은 이토록 거칠다. 하지만 불효막심한 그들의 가족사가 잔인하거나 거북하지 않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람들을 바라보는 김영하의 날카로운 유머가 소설을 끌고 가기 때문이다.

  김소영씨(국문학과 2)는 김영하 작가의 『오빠가 돌아왔다』를 추천했다. 김소영씨는 현재 국어국문학과 소모임 홀짝 회장을 맡고 있다. 그녀는 “작가의 깔끔한 문체와 술술 읽히던 문장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며 책에 대한 추천사를 밝혔다. 김소영씨의 추천사에 알 수 있듯, 김영하 작가의 문체와 서술 방식은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오빠가 돌아왔다』는 단편소설집이다. 수록된 8개의 단편소설마다 작가의 가치관이 녹아있다. 소설들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주제를 찾기가 쉽지 않지만, 하나같이 일상에서 한번쯤은 만나 볼 법한 인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시간적 배경은 독자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여길 수 있을 만큼 현실적이다. 일상 속의 생활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점과 배경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점은 독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김영하 작가는 90년대부터 현대 소설가 중 하나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문학평론가 오창은씨는 “김영하 작가는 동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을 소설화하는데 능숙한 작가”라며 “이런 점이 그가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빠가 돌아왔다』는 현대 사회를 상징하는 많은 사물과 사건들을 유머러스하게 담고 있다. 서울 시내 한복판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하고 유명한 팝송의 제목과 가수의 이름이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시대감각을 다루는 것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김소영씨도 이런 점에 공감했다. 김소영씨는 “각 단편들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아무렇지 않은 시선으로 다룬다”며 “책을 다 읽은 뒤 긴 여운이 남는다”고 말했다. 작가의 이런 문체는 작가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면서도 거기에 침잠하는 것을 막게 한다. 문학평론가 오창은씨는 “김영하는 소설 내 사건을 되새김질 하면서도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거움보다는 가벼움 속에서 독자와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은 결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모든 단편이 열린 결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김소영씨는 “독자 입장에서는 열린 결말이 불친절하게 느껴진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양한 결말을 독자에게 맡긴 작가의 심정도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을 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소영씨는 “원래 김영하 작가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책을 먼저 읽었다”며 “책을 다 읽고 그 책의 평론을 찾아보는 습관이 있는데, 『오빠가 돌아왔다』는 그 평론의 제목이었다”고 답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역시 김영하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두 책 모두 작가의 우리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을 다뤘다는 점에서 쉽게 읽힌다.


 

김소영씨의 다른 도서 보기

『세계의 끝 여자친구』(김연수 저)
김영하 작가와 함께 한국문학계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김연수 작가의 단편소설집이다. 『오빠가 돌아왔다』와 마찬가지로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오빠가 돌아왔다』와는 달리 부드러운 문체로 쓰였다는 점에서 다른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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